우리가 자라나는 것은 강가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우리는 두 발을 강가에 담근 채로 다양한 색깔의 물고기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걸 보곤 했다.
우리가 소망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가까웠는데
“저 숲에는 우리와 같은 어린나무들이 나무 수업을 받고 있을 거야.”
“우리는 10년 뒤에 저 나무들같이 여기에 다시 모이는 거야.”
우리는 자라서 물고기의 신비를 어항에 담아서 키우는 어른들 옆에 서 있었다.
소풍을 다녀왔던 친구들은
마지막 시험에서, 졸업식에서, 기찻길에서 한 명씩 떠나가고
나는 매일같이 어둠이 짙어지는 도시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문 닫힌 횟집
수족관의 파란빛 속에서 물고기가 기다리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내가 사람들의 물고기를 키울 수 없듯이
우리가 보았던 물고기를 떠올리면
그 아름다운 물고기는 나의 흔들리는 머릿속에서 살았다.
나만이 이 어항 속에서 숨을 거둘 수가 있었다. 구름이 보이지 않는 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꼭대기를 이고서 균형을 잡으면서
두 손을 흔들거려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