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랑했습니다.
내일모레면 아버님이 영면하신 지 2년째 되는 날입니다.
아버지와의 이별은 너무도 갑작스러웠습니다. 게다가 그 시기에 저에게는 너무나 힘든 일들이 많이 발생하여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피폐했던 시기였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너무도 많은 친척 분들에게 아낌없이 퍼 주시는 선비 같은 삶을 사신 분이었습니다. 그런 아버님의 장례를 치르며 많은 주변 사람들에게 실망을 했고 그 화가 가슴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게다가 근무하고 있는 조직에 대한 실망감, 주거환경의 변화, 건강악화 등등으로 인해 한동안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그즈음이었습니다.
아버님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아버지 사랑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라는 생각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누군가를 심하게 원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하게 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생각에 지금 생각해 보면 공황장애 증상과 비슷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피폐해진 가슴에 조그마한 파문을 일으킨 것은 '독서'였습니다. 그것도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닌 키보드로 타이핑하며 책을 읽는 저만의 독서법으로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책들을 읽었습니다. 아니 읽으면서 타이핑했습니다. 그리고 타이핑 독서를 하면서 동시에 생각이 정리되는 또는 아무 생각 없이 책의 내용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수십 권의 인문학서적, 자기 계발서, 철학 관련 서적 등을 읽고 나니 가끔씩 습관처럼 메모를 남겼던 글들을 모아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서 정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이 쓰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제 가족 즉 아내와 아들에게 제 생각을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의 편협되었던 마음과 분노도 어느새 사그라들었습니다.
건강 악화의 원인도 찾아내게 되고 치료를 통해 다시 건강해졌습니다. 큰 환경의 변화도 이제는 잘 적응하여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아~~! 아버지가 이곳에 계시면 이렇게 말씀하셨을 텐데...' 하며 아버지를 추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삶을 추측하고 상상해 보며 아버지의 삶 또한 평범하지는 않았고, 힘들었겠구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사랑이 충만하셨던 우리 아버지, 하지만 자기표현에 무척 서투셨던 아버지, 입원하실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들아! 사랑한다."라고 부끄러워하시면서 말씀해주셨던 아버지...
아버지, 정말 사랑했었고, 지금도 그립고 많이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