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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Dec 04. 2022

중국에서 건강검진센터에 왔다.

역시 돈이 최고다


“일어나 얼른 가야지”

신랑이 깨우는 소리에 일어났다.


 대장 내시경 약을 먹고 비우느라고 신랑은 날을 샜다. 옆에서 뭐 나도 자다 깨다 새벽에 잠들었는데 벌써 병원에 갈 시간이다.






 중국 오기 전 작년 11월에 건강검진을 하고 왔다. 일 년이 지났다. 회사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검진을 하게 해 준다. 대학병원에서는 VIP로 예약을 하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어 아니고 영어로..


 중국에 와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돈을 내면 그만큼 돈 값을 한다는 거다. 마트에서 세일을 해도 세일하는 물건을 사면 안 된다. 그건 문제가 있어서 세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면 낭패를 본다. 뭐든지 제 값을 내고 사야 하고 혜택을 누리려면 웃돈을 줘야 한다는 것을 중국에 오자마자 느꼈다. 그래서 VIP로 검진 예약을 했다. 통역서비스 추가 비용 600 RMB 약 12만 원까지 지불했다.







 아이들 아침과 점심을 만들어서 식탁 위에 올려놓고 새벽 여섯 시 반에 나왔다. 밖은 깜깜 했다. 중국에서 50분 거리는 가까운 거리다. 넓은 땅에서 어디를 가려면 30분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눈을 붙이려고 감았지만 낯선 중국 거리 모습에 잠을 들긴 어려웠다.



 병원에 도착하니 중국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VIP는 지체 없이 검사를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병원 내부는 깨끗하다.




“오빠 오빠, 일어나 괜찮아? 정신 차려.”


 내시경을 끝나고 나온 신랑은 침대에 쪼그려서 눕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내시경 검사는 신랑만 했다. 5mm 이하 용종은 바로 떼어버린다고 해서 보호자가 옆에 필요했다. 바로 사인을 해야 한대서 걱정했다. 하지만 다행히 아무 이상 없었다.



“마취가 너무 일찍 깼어. 검사 호스가 나오는 거 다 알고  느꼈잖아. 우웩 우웩.”



 신랑은 한국이랑은 조금 다른 검사에 적잖이 놀랬나 보다. CT, 초음파 등 다른 검사들도 생각보다는 수월 하게 그리고 기다림 없이 빠르게 끝났다.



검진후 VIP아침식사 /  VIP입원실






‘역시 돈이 최고다!’

 로비에는 검진을 하려고 들어올 때보다 더 많이 줄을 서서 중국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시간을 돈으로 샀는데 저 사람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밖에 나오니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날씨가 갑자기 많이 추워졌다. 걱정하던 검진을 마치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하얗게 내리는 첫눈이 반가웠다. 아침부터 오래 집을 비워 걱정이 되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한다.




(산부인과 검진 썰은 19금이라서 쓸 수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 )










대문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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