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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Apr 27. 2023

이 정도면 지능 문제가 아닌지

마스크 중독에 빠진 한국 사회

최근 몇 달 사이 호흡기 질환 발생률이 높아져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기사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더군다나 XBB.1.16이란 이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체가 유입되었는데 그것이 결막염을 유발한다며 난리 아닌 난리가 났다. 이미 적잖은 사람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는 몇 년 전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란 인식이 확산된 상태지만, 그럼에도 또한 적잖은 사람들은 '전파력이 강하고', '호흡기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 문제를 일으킨다'란 이유로 두려워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이것이 다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란 이유로 마스크를 다시 써야겠다,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보이고 있다.


한때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무조건 차단해준다 믿었던 나는, 아무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마스크 강제 착용이 지속되어도 도무지 잦아들 생각을 않던 바이러스 확산세를 보며 결국 마스크 강제 착용과 장기 착용은 이런 유행성 호흡기 바이러스를 막는 데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방역을 강하게 비판했다. 요즘엔 그나마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권고 수준으로 하향되면서 한창 때의 공격성은 줄어들었고, 평온한 일상을 이어오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바이러스에 대한 망상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마치 교통 수단에 타기만 하면 무조건 사고가 나서 크게 다치거나 죽는다 말하는 것과 같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무조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크게 고생을 하거나 심하면 죽을 수 있다'라는 매우 비합리적인 논리를 펴고 있다(비상식적이란 말을 쓰지 않은 이유는, 그간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상식'이 바로 '마스크 무적 논리'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은 이런 위험한 소식이 들려오니 다시금 "그것 봐. 내가 뭐랬어? 마스크는 무조건 써야 한다니까? 그래야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라며 고개를 쳐들고, 콧대를 높인 채 마스크 착용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위에 열거한 사례뿐만 아니라 그간의 사정을 통해 나는 '이 정도면 한국인의 전반적인 지능에 적잖은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도대체 누적 감염자 3천만 명('코로나 보드'에 따르면 4월 27일 오전 9시 40분 기준 한국 누적 감염자는 31,129,070명)이란 수치를 보고도 어떻게 아직까지 마스크 타령을 할 수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두고 일제가 심은 식민사관에 찌들어 자기 비하 논리를 편다느니, 한국인 맞냐느니, 너 조선족 아니냐느니와 같은 개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텐데, 내가 보기엔 그들이야말로 정치병 중증 환자임과 동시에 이성 기능이 마비되어 인간임에도 인간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아직까지 해묵은 K방역의 위대함 타령을 하며 '무고한 사망자 발생을 막기 위해(by 정기석 한림대 교수)' 방역 조치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도무지 자율적 사고란 것이 가능한지, 합리적 판단이란 것이 유의미한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매우 반지성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많이 배웠다 자처하는 이, 심지어는 해당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다는 이들조차 그렇다. 다만 국가에서 강제 조치를 대폭 완화했다는 이유로 이제는 별 말을 안 할 뿐이다.


여전히 병원과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를 쫓아낸다. 감염 위험성을 높인다는 이유도 있지만, 병원과 약국은 정부가 지정한 '마스크 착용 의무 시설'이라는 명목이 가장 큰 이유다. 의료계 종사자란 이들이 이리도 지성이 결여된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지금까지도 마스크의 효능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이상하지는 않다. 내가 보기엔 평평한 지구설(Flat-Earth Theory)를 신봉하는 사람들이나 마스크 절대 효능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나 동일하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마저도 그 사실이 불변의 사실이자 '진리'라고 확정되면 이를 절대시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것이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는 판단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를 사실이자 진리라고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은 과학(적 사실)을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극히 미세한 물방울을 튀겨 봤더니 마스크가 이를 얼마 차단해주더라'와 같은 연구 결과를 들이밀며 마스크 착용의 효과를 증명하려 하는 매우 무지한 태도는 이 세상이 그리 간단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이치를 가볍게 무시해 왔으며, 사람들은 이에 오랫동안 휘둘려 무엇이 사실이고 진실인지를 잊은 채 타율적으로 살아가야 했다.


이제는 깨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딴 연구실 자료(데이터)가 증명하는 효과 말고, 현상적으로 어떠한지를 봐야 하지 않나? 그렇다면 마스크 의무 착용이 얼마나 유해한지, 또는 무의미한지가 드러나지 않나? 그런데도 2023년 현재까지 마스크 착용의 당위성을 설파하며 기껏 한다는 얘기가 WHO(세계보건기구)와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는 말이라니...아무리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됨으로써 그토록 바라 왔던 일상의 모습에 가까워졌다고는 하지만, 저런 우스갯소리와 같은 논리가 횡행하고 있고,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비율로 존재한다는 것은 과연 사람들이 마스크 없는 일상을 진정 바라긴 바랐던 건지 의문이 들게 한다.


물론 밖을 나가면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불안을 느끼는 이들인데, 그러한 사람들은 대부분 고정적임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불과 1개월 전만 해도 절대 다수가 정부의 명에 의해 마스크를 제 얼굴에 뒤집어씌웠던 사실을 망각하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언제고 뒤흔들릴 수 있는 매우 연약한 유리판과 같은 상황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는 병의원의 의사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라고 말하는 판국이다. 이게 뭐가 문제냐고? 사실 아니냐고? 사실은 사실이다. 그러나 진실은 아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의 해제로 호흡기 질환 발생률이 증가한 게 아니라,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장기간 유지한 나머지 신체가 마스크에 의존하게 되어 발생한 현상이라 설명해야 맞는다. 이런 식으로라면 호흡기 질환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이 나라가 존속하는 한, 인간이 그 숨을 멎는 한까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인가?


여러 인사들이 '다음 팬데믹'의 도래를 말하고 있다. 난 그들의 의도가 매우 의스럽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료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거다', '북한이 남한을 침공할 거다'라고 말하면, 이제 더는 그것이 어떤 가능성을 언급하는 게 아니라, 마치 앞에 언급된 국가의 침공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받는 것과 같달까?

왜 자꾸 아직 오지도 않은 감염병 대유행 사태를 지적하는 것일까? 다음 팬데믹이 도래하면, 다시 봉쇄 정책을 시행하여 사회와 개인의 일상을 전면 마비시키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물적, 인적 피해를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자 말하려 하는 걸까? 마스크를 강제로 씌워 개개인의 면역 상태를 약화시키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인지 능력 발달을 저해하자고 주장하려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저들은 무엇을 위해 '다음 팬데믹'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인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진실은 명확하다. 지난 3년간 세계적으로 보인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비합리와 몰지각의 극치였고, 인간성을 해치는 조치였으며, 정부의 뜻에 따르지 않는 이들을 죄다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잠재적) 살인자' 취급을 하며 실제로 법률/행정적 이등시민으로 전락시킨 행위라는 것. 이탈리아의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은 '정치적 행위의 근간인 얼굴을 막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정부 주도의 통제를 비판했으나, 폭증하는 감염자와 함께 사망자가 늘어간다는 이유로 어마어마한 비판과 조롱, 비난을 받았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뭐가 문제인지 뻔히 보이는 현재, 그 누가 그에게 사과할 것인가? 내가 잘못 판단했다, 당신이 옳았다며 누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것인가? 아무도. 그 누구도.


이게 인간의 실상이다.




다시는 이 나라에, 그리고 전 세계에 이러한 폭거가 자행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자유와 민주의 이름으로, 인간 권리와 존엄의 이름으로, 어떤 대의를 위해 모든 인간이 여러 차원에서 동원되는 일은 더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는 세계 2차 대전 시기, 파시즘과 나치즘, 군국주의에 휘둘려 한 인간이 아닌 개체로 조직되었던 수많은 사람들로 족했다. 21세기에 벌어진 바이러스의 범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각국의 사람들이 국가의 방침에 동원되었던 것은, 이런 폭력적이고 비극적이며 극단적인 사례를 진지하게 성찰하지 못했기에 발생했던 일이다.


유감스럽게도, 절대 다수의 전문가와 지식인이란 이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핑계로, 그리고 허울 좋은 그놈의 '공동체', '공동체성'을 운운하며 사회 전반에 파멸적인 결과를 야기한 21세기 팬데믹 대응에 침묵하고 있다.

이로 보아, 언젠가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했을 때, 모두의 일상이 소수의 전문가와 국가에 의해 크게 망가지리란 예측은, 어쩌면 예측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증명된 기정사실이 아닐까?


반지성과 몰지각은,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자란 모두의 의식과 감정에 깃들어 있다.

이를 특정한 소수 집단의 전유물로 치부하려는, '양식 있는 대중'을 자처하는 이들의 행태가 참으로 걱정이다.

이전 24화 마스크 착용, 끝인 것 같지만 결코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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