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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May 14. 2023

누군가를 일러 '좋은 사람'이라고 하려면

"그 사람은 다 좋은데 이러이러한 게 문제야."라고 말해서는 안 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 좋은데' 나쁜 게 한두 가지 있다고 말하는 순간, 자신의 의도가 어떠하든 간에, 그는 나에게 있어 이미 나쁜 사람인 것이다. 왜냐, 좋은 사람에게 나쁜 점이 있다는 것은 모순형용이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에게 거슬리는 점이 있다고? 왜? 무슨 이유로?

누군가가 내게 진정 좋은 사람이거든, 그의 부정적인 점이라 여겨지는 모든 것이 무의미해져야 한다. 허물 없는 사람 없다. 그걸 안다면, 말로는 괜찮은 사람이라면서 정작 괜히 그 사람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 '결점 있는 사람'이란 도장을 찍어줄 이유가 있을까? 문제가 있다고 힐난하면서 굳이 '좋은 사람' 내지 '괜찮은 사람'이란 말을 덧붙인다면, 이는 그에게 엿을 먹이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의 성품은 유독 선하거나 악하지 않으면 대개 거기서 거기다. 이는 언제고 누군가가 좋은 사람에서 나쁜 사람을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일러 '좋은 사람'이라 할 것이라면, 그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그의 행실을 판단하려 들지 않는 편이 낫다. 그것이 그로 하여금 나에게 늘 좋은 사람으로 남게 하는 최선의 방법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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