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루왁 커피의 맛을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다

by 커피 노트



아마 이쯤 되면 다들 루왁커피의 맛이 어떤지 굉장히 궁금할 것이다.

도대체 루왁 커피는 어떠한 맛이길래 이토록 얽힌 일화들이 많으며, 비싸고 유명한지 말이다.

대체로 알려진 루왁 커피의 맛은 캐러멜, 초콜릿, 산미가 약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한 가지 의아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각종 루왁 브랜드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맛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초콜릿, 캐러멜, 견과류 등 맛을 각각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는 사실 말이다.


왜 루왁 커피의 맛이 다르게 표현되는 것일까? 그들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절로 생긴다. 아마 이러한 의문에 대해 가장 쉽게 나올 수 있는 답변은

‘원래 맛이라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라는 답변이다. 잘못된 대답은 아니지만

이 같은 대답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두루뭉술한 대답으로 우리들이 궁금한 것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적합한 대답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두루뭉술한 대답 대신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비유를 통해 답변하고자 한다.

그 비유는 바로 ‘원두의 맛을 결정하는 기본 메커니즘’에 입각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루왁 커피나 동물 똥 커피가 아닌 일반적으로 커피나무에서 열매를 수확하고 원두를 로스팅하는 단계까지,

각 과정에 빗대어 루왁 커피의 맛에 편차가 있는 이유를 설명하겠다는 뜻이다.



첫 번째 ‘아라비카 원두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선 우리가 모두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상황을 떠올려 보도록 하겠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커피숍 혹은 자가 커피숍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와 같은

커피음료는 어떤 곳의 커피는 산미가 강하고, 어떤 곳의 커피는 고소한 맛이 강하고 어떠한 곳의 커피는

달콤한 맛이 강한 것을 경험해본 적 있을 것이다. 이처럼 똑같은 커피를 마셔도 각 커피숍마다 산미, 당도 등의 편차가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카페에서 사용하는 아라비카 원두의 품종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아라비카 품종은 티피카, 버번, 타라 주 등 아라비카 품종 내에서도 다양한 계열의 품종이 존재하며

그 품종들의 맛의 특징은 모두 고유의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품종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다르게 표현된다. 이러한 단계는 사향고양이에게 어떠한 종류의 커피를 먹이는 것과 같은

맥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재배 환경이 맛을 결정한다.’


아라비카 품종은 동일한 품종이라고 하여도 모두 맛이 동일하지는 않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커피 열매의 맛은 품종에의 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닌 같은 품종의

커피 열매라고 하여도 지리적인 요건, 고도, 재배지의 기후 등 환경적 요인 및 재배 요건 따라서

커피의 맛에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과테말라 안티구아’라는 원두만 봐도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과테말라 안티구아에

사용되는 품종은 ‘카투라’라는 아라비카 계열의 품종인데 일반적으로 ‘카투라’로 내린 커피의 맛은

풍부한 신맛과 약간의 떫은맛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안티구아의 화산지대에서 자라난 ‘카투라’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화산지대에서 자라난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커피 열매에 스모크 한 향이 배어들기 때문에

해당 열매로 내린 커피에서는 스모크 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이 같은 ‘스모크 한 맛과 향’은 본래 ‘카투라’가 가진 특징이 아니지만 환경적인 요인,

그중 지리적인 요인에 따라 맛이 다르게 나타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향고양이가 어떠한 환경에서 어떠한 관리를 받는지. 사향고양이의 컨디션 및 건강 상태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과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커피 열매를 수확한 다음 가공하는 방식은 건식법과 습식법으로 나뉘는데 이러한

가공 방식에 따라서도 커피의 맛은 다르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과정인 로스팅 과정

또한 약배전, 중배전, 강배전 등 몇 도의 온도에서 몇 분을 볶는지에 따라 커피의 바디감이나 쓴맛 등에도

편차가 생긴다. 이러한 과정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 속에서 커피콩을 고른 뒤 똑같이 거쳐 가는 단계다.

(물론 일반적인 과정에 세척은 없지만)


물론 일반적인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에는 사향고양이의 위에서 커피 열매와 소화효소와의

작용이 없기 때문에 100% 똑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루왁 커피의 맛이 다르게 표현되는 이유를

이러한 메커니즘에 입각한 이유는 동물의 소화효소로 인해 커피의 맛이 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화효소의 과정은 커피의 맛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메커니즘 전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루왁도 ‘원두의 맛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을 따른다고 하였는데,

품질이 좋은 원두를 사용하면 코피 루왁의 맛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 말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단. 좋은 원두를 아주 건강한 사향고양이에게 먹인 후 잘 가공하여 로스팅해서 커피를 내린다는 말이다.

그렇게 한다면 최소한의 맛은 보장된다고 할 수 있겠다.


뒤에서 자세하게 살펴보겠지만 미리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사향고양이의 위에서 소화효소 과정을 거치게 된 커피 열매는 오히려 커피의 퀄리티가 떨어지기 때문에 품질 좋은 원두가 사향고양이를 거치지 않는다면

더 맛있고 퀄리티 높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은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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