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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노트 Mar 18. 2024

커피를 타다? 내리다? 추출하다?

인스턴트 커피와 한국 커피의 문화


커피를 타다. 내리다. 추출하다.

커피 한잔 타드릴까요?

커피 한잔 타주세요.




우리는 커피를 부탁하거나 만들때, 함께 쓰이는 동사로 '타다'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타다'라는 동사의 사전적 정의는 '다량의 액체에 소량의 액체나 가루 따위를 넣어 섞다'으로

가루나 분말 형태인 인스턴트 커피를 제조할때 사용되는 단어다.

그런데도 우리는 머신,핸드드립과 같이 추출이나 브루잉 방식에서도

'타다'라는 단어를 통용하여 쓰는 경향이 있다.


혹시 '타다'라는 단어를 대신해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는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타다' 이외의 단어로 '내리다' 혹은 '추출하다'라는 표현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하면 어떨까?


우선 '내리다'를 살펴보자

'커피 한잔만 내려주세요'/'커피 한잔 내려드릴까요' 핸드드립이나 머신을 사용하여
커피를 제조하는 경우 충분히 사용 가능하며,

커피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사용할법한 단어다.


그 다음 '추출하다'는 어떨까?

'커피(혹은 에소프레소) 한잔만 추출해주세요'

마찬가지로 핸드드립이나 커피머신을 사용할때 충분히 사용 가능하며, 문맥상 잘못된 부분은 없다.

하지만 표현하기에는 왠지 모르는 어색함이 느껴진다.

물론 해당 표현을 쓰는 사람은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리 흔히 사용되는 표현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대체할만한 표현을 살펴보니 어색함은 있지만 사용하기에 문제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색한것과는 별개로 더 올바른 표현이 존재하는데,

왜 우리는 '타다'라는 표현을 통용해서 주로 쓰는것일까?


필자는 이에대한 대답으로 '의사소통의 원활함''인스턴트 커피의 대중화'라는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고 답할것임며,

이 두 가지 관점 중 우리는 '인스턴트 커피의 대중화' 측면에 주목해볼것이다.


우선 첫번째 관점 '의사소통의 원활함'은 말그대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어진단는것,

즉 해당 표현이 상호 대화를 진행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기에 통용하여 사용한다는 관점이다.


이 첫번째 관점은 아마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인데, 쉽게 말해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 듣는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커피를 어떻게 제조하는지와 관계없이 커피를 내리다,타다,추출하다 중

어떠한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 '커피 좀 주세요','커피 하나요','카페라떼요'등 문맥에 필요한 어휘가 빠져 있음에도

의사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는것을 떠올려보면 된다.


다음 두 번째 관점은 '인스턴트 커피의 대중화'다.

해당 관점은 커피 문화가 거의 발달하지 않은 초기, 인스턴트 커피가 대중화됨에 따라

한국의 커피 문화도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어

현재의 우리는 커피를 타다/타먹는다라고 표현하는것에 좀 더 익숙해져 있다는 관점이다.


아마 이 두 번째 관점은 위의 설명만으로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데

지금 당장 이해 하지 못해도 괜찮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인스턴트 커피와 한국 커피 문화의 이야기를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이해하게될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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