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 노트 Apr 08. 2024

3,2,1 커피 완성!

인스턴트 커피와 현대 한국 커피의 문화(3)

•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커피


한국 사람들은 인스턴트커피 하면 어떠한 커피 어떤 커피를 떠올릴까?


네슬레의 인스턴트커피?

고급 원두커피를 만드는 카누?

스타벅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 전문 카페에서 내놓은 각종 원두커피?


커피 문화의 발전과 함께 인스턴트커피도 다양해진 지금 열거되지 않은 커피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커피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많은 커피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커피가 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라면 첫 질문부터 떠올렸을 것이라 확신할 만큼 맛도 색상도 뚜렷한 그 커피.​

​노란색 상의 커피 스틱을 하고 있으며, 달달한 프림과 설탕 그리고 가루 형태의 원두가 들어간 동서식품에서 생산하고 있는 일명 '맥심'커피를 말이다.​


도대체 이 맥심커피는 언제부터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아니, 그전에 상호에 '맥심'이 들어가는데 정녕 우리가 만든 커피가 맞는 것일까?

맞는다면 우리는 왜 순우리말 대신 영어를 택했으며, 언제부터 쓰고 있는 것일까?


이제부터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해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 왜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

1970년, 국내 최초 인스턴트커피의 혜성 같은 등장으로 한국 커피 문화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커피의 이름은 '맥스웰하우스'로 특징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유리병에 담겨 생산되었으며, 분무 건조 방식을 이용하여 뜨거운 물만 있으면 즉석에서 타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지금의 인스턴트커피와 같은 '솔루브'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인스턴트커피인데 왜 우리는 한글 상품명 아닌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라는 영문을 한글로 표기하여 상품명을 정한 것일까?​


그 이유는 동서식품의 탄생 배경에 숨어있는데, 당시 국내의 기술력만으로는 자체적으로 인스턴트커피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아 미국의 '제너럴 푸즈'와 기술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인수받은 기술력을 통해 ​이미 해외 시장에서 출시되고 있는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었으며, ​그렇기에 상품명은 한글이 아닌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라는 영문을 한글로 표기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한 번 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이미 해외 시장에 있던 커피를 들여온 것뿐이며, 단순하게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만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 한국 커피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필자는 이에 대한 답으로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는 국내 최초라는 단순한 타이틀에 가려져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치와 그 변화를 잘 바라볼 수 없는것이라 생각한다.


그 가치와 변화는 앞서 필자가 다룬 한국의 커피 문화가 시작된 시기인 60년대, 즉 맥스웰하우스 등장 이전 시기의 커피 문화를 고려해 본다면​ 우리는 숨겨진 가치와 쉽게 보이지 않는 변화를 바라볼수 있다.​

• 판도를 바꾼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

​​

맥스웰하우스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한국의 커피 문화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중 한 가지 바로 밀수라는 한 가지 유통경로를 통해 커피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이를 통해 한국 커피 문화의 성장은 더디고 제한될 수밖에 없었으며, 소비 공간 또한 다방이라는 특정한 공간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 또한 있었다. ​


하지만 맥스웰하우스 커피가 등장함으로써 ​이와 같은 문제점들은 사라지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70년대의 한국 커피 문화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급진적으로 성장하게된다.


​맥스웰하우스의 등장으로 인해 주목할 첫 번째 요소는 유통경로다.

이제 우리는 기존의 위험 부담이 큰 밀수의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도 이제 정상적인 안정적인 유통 경로를통해 커피를 유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다음 두 번째 요소는 바로 커피 소비 공간의 확장과 보급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인데

이는 유통경로가 변경됨에 따라 커피의 가격 또한​ 내려가며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물론 맥스웰하우스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가정집에서 커피를 소비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한 소수만의 전유물로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었으며, 그렇기에 가정집으로의 보급화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그런데 맥스웰하우스의 등장으로 인해 유통 경로가 바뀌었고, 이에 따라 커피는 가정으로 보급화 가능할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게 되며, 다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가정집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커피의 소비 공간이 확장을 이루게 된 것이다.

(참고로 72년 맥스웰하우스 50g의 가격이 300원 150g의 가격이 750원이었는데 통계청의 화폐​가치 환산 프로그램에 따르면 300원은 2024년의 7299원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

이렇게 우리는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의 국내 최초라는 단순한 타이틀에 가려져 있던 가치와그 변화에 주목해볼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노란 커피스틱의 전신이 등정한

커피믹스가 등장한 시기로 가보겠다.

이전 04화 사막에서 피어난 커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