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인스턴트 커피와 고급 인스턴트 커피
인스턴트 커피와 현대 한국 커피의 문화(10)
● 인스턴트 커피=싸구려?
'커피가 고급지다'
'커피가 고급지다'라는 표현의 뜻은 정확히 어떠한 의미인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대게 전문 커피숍에서 파는 커피와 같은 맛을 내는 커피, 즉 원두커피를 고급지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급진 인스턴트커피'라는 표현은 어떨까.
굳이 풀어서 설명하자면 '빠르게 먹는 고급스러운 커피'라는 뜻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인스턴트라는 단어는 고급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왠지 모르게 이질적으로 느껴지며
고급지지 않은 약간은 불량하고 싸구려 같은 맛으로 투박해야 할 것만 같다.
쉽게 말해 '인스턴트커피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인스턴트커피를 싸구려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어떠한 한 가지 요소보다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요인으로는 대중들의 커피 소비문화가 다양해진 탓이라 말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전문 카페가 등장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 해졌다는 것이다.
전문 카페는 대중들에게 원두커피라는 새로운 형태의 커피를 선보였는데
커피믹스를 비롯한 다른 인스턴트커피처럼 달달한 맛이 아닌 쌉쌀하고 진한맛으로
커피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에게 고급 커피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적합했던 것이다.
그다음 핵심적인 요인으로는 가격적인 이유가 큰 몫을 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값이 저렴한 것은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인식이 커피믹스에도 적용된 것이다.
원두커피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스턴트커피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인스턴트커피는 싸구려다'라는 인식을 갖도록 영향을 주었다.
참고로 현재 커피믹스는 로부스타보다 아리비카 원두가 월등하게 높은 비율로 들어가 제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인스턴트커피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원두가 로부스타였기 때문이다.
로부스타 원두는 대부분의 인스턴트커피에 들어갔던 재료로 맛이 조금 투박하고 터프하기에
값이 저렴하여 상업적인 이용가치가 높은 것이 특징으로 고급 인스턴트커피가 등장하기 이전,
대부분의 인스턴트커피에 들어가던 원두다.
반면에 아라비카 원두는 전문 카페의 커피의 원두로 맛이 섬세하고 다양하며 풍미가 깊은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로부스타 원두가 사용된 인스턴트커피'='맛도 투박하고 저렴한 싸구려 커피'라는
인식을 갖게 되어 인스턴트커피를 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 인스턴트 커피 고급화의 시작
그렇다면 인스턴트커피는 정말 싸구려일까?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발달되기 이전의 과거에는 어느정도 맞는 말이었지만
현재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싸구려일 것만 같은 인스턴트커피도, 충분히 고급질 수 있으며
우리는 TOP, 칸타타, 카누 등의 고급 인스턴트커피를 십여 년 전부터 즐겨왔으며
이미 고급 인스턴트커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인스턴트 커피가 고급화된 시작점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겠다.
단계는 국내 인스턴트 커피 문화에 영향을 끼친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총 세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 칸타타와 춤을
인스턴트 커피의 고급화 그 첫단계 칸타타의 등장이다.
먼저 인스턴트커피의 고급화가 시작된 배경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1999년 스타벅스의 등장을 필두로 2000년대 중후반 국내 여러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입맛 또한 고급 원두커피를 선호함에 따라 등장하게 되었다.
물론 커피의 고급화 시작 이전에도 프림이나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인스턴트커피가 있었으며,
원두커피의 고급스러운 맛을 내는 '아라비카' 원두가 사용된 커피도 있었지만
기술의 한계와 노하우의 부족으로 전문 커피숍에서 판매하는 원두커피의 맛을 표현하지는 못했었다.
그래도 원두커피의 고급스러움을 담아내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2007년으로 '레쓰비'를 보유한 롯데음료에서 캔형태의 프리미엄 원두커피 '칸타타'를 출시하게 되며,
국내에도 인스턴트커피의 고급화 시대가 시작되었다.
칸타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에티오피아 모카시다모, 콜롬비아 슈프리모,
브라질 산토스 등 세계 유명산지의 고급 아라비카종 원두만을 사용하여 1차 상온추출 2차 고온추출을 통한 '더블드립' 방식으로 추출해 원두커피의 고급스러운 맛을 최대한 표현해 낸 커피였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완전히 매료시킨것이다. 그렇게 칸타타는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기록하며, 화려한 데뷔를하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