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빨 잘 먹네
죽은 친구의 생각에 잠들지 못한 그날 밤, 나는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모든 분들의 은총이 나 대신 죽은 영혼들에게 닿기를 빌었다. 고통 속에서 언젠가 내 마음이 바뀔지라도, 그 축복이 여전히 기도가 더 간절한 이들에게 흘러가길 기도했다.
기도의 힘이었을까. 잠에 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른쪽 아랫배에 찢어질 듯한 통증이 찾아와 새벽에 잠에서 깼다. 곧 나아지겠지 하며 참고 있었지만, 몸을 웅크린 채 식은땀을 흘리며 버틴 고통은 결국 진통제를 맞고서야 겨우 잠들 수 있을 만큼 심했다.
그렇게 새벽에 한바탕 소동을 치렀던 게 무색할 정도로, 아침이 되자 배의 통증은 말끔히 사라졌다. 나는 부모님이 포장해 오신 순대국밥을 먹고 있던 중 회진을 오신 교수님과 마주쳤다.
교수님은 내가 밤새 복통으로 잠도 못 자고 진통제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막상 나를 보니 아프지도 않은 얼굴로 식사까지 하고 있어 놀라셨다. 큰 문제는 아니고 항암 치료의 부작용일 수 있다며, 이틀 뒤인 월요일 아침에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