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어둠 쫓아 내빼가고
앞마당에 누군가 밤새 꽃 무덤을 두고 갔네
얼마 전에 편지를 썼던 유년의 봄은
감꽃이 피었다 한 것 같은데
누런 포장지엔 감꽃이 무늬져
그리움을 데리고 우체부 자전거가
놓고 간 소포와 함께 툇마루에 앉아 있네
우주를 떠돌던 내 유년의 감꽃은 입속엔
달큼했지만, 혼자여서 떨떠름하고 아팠네
은월 2시집
끝내 붉음에 젖다-27p
도서출판 문장(02-929-9495)
시 쓰는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