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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하는 사람(목적시)

by 은월 김혜숙


가끔 누군가에게 살며시

손잡아 주며 안부를 하는 사람

언뜻 언덕에 우뚝 선 소나무의

향기를 맡으면 못내 잊었던

아버지 인자한 얼굴이 겹친다


먼저 잘 지내느냐고

안부에서 나오는 인내와 자애가

교차하며 늘 대나무 숲과 같이

온전히 든든한 사람

쑥스러워 표현 못 하는

내 삶의 무게마저 알아차리고

지렛대처럼 받쳐주는

배려심이 가득한 숲을 갖은

풍만한 향내가 있는 사람이 있다


비와 바람 속에도 온몸으로

막아주는 그 사람은 새벽과 같이 맑은

서로 같은 사람과 나란히 산다

언제나 향기로운 사랑으로

언덕이 되어주고 가림막이 되어주는

차고 넘친 애정 가득한 사람

높음과 넓음이 차곡차곡

쌓이는 대나무와 소나무의

곧음과 절도가 분명한

그 사람이 곁에 있어 참 좋다



늘 형제 같은 지인에게 드린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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