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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꽃도 꽃

by 은월 김혜숙

세상은 점점 조막손을 펴

노랗고 하얗고 연분홍을 뿌려

사뿐한 가슴 비벼대는 꽃과 풀

.

젊은 청춘의 싱그러움 펄떡대는

은어처럼 바람은 오가고 시간은

반죽이 잘 된 한낮을 발효시키는

안간힘을 쓰는 봄 전쟁

.

어찌 된 지

아직 가슴에 불씨 하나 잡고

어디로 붙일지 모르는 생각들을

모아 틔우듯 시동을 거는 촉들이

망설이는 동안

아직은 봄이 될 수 없는 이름 모를 꽃도 있다

.

낮엔 바람과 햇살의 역모를 만나더니

밤엔 내 편인 양, 숙성이 덜 된 그런

가슴 깊게 묻혀 내밀한 싹 내기

망설이는 못난 꽃

.

세상은 다 잘난 꽃만이 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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