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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날

by 은월 김혜숙

전신줄에 앉은 비둘기


비에 젖어 꾸륵 꾸륵 목울대


울린 날은 가슴 회초리며 흔드는


폭풍 합창


고스란히 꼭 껴안고 입술


지그시 누르는 날


.


한바탕 서로를 왜곡하고 네가


내가 하며 서로 떠넘기는 주고


받았던 지난날 천둥 번개


서둘러 훌털고 냉정하게 잊음처럼


.


구름이 몰고 온 도둑 장마


창밖엔 무섭게 피다가는 잔영


냉정히 치닫던 빗줄기 언제였냐는 듯


천천히 떠나가는 비 개인 날


넓은 가슴 한쪽이 박하 향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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