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줄에 앉은 비둘기
비에 젖어 꾸륵 꾸륵 목울대
울린 날은 가슴 회초리며 흔드는
폭풍 합창
고스란히 꼭 껴안고 입술
지그시 누르는 날
.
한바탕 서로를 왜곡하고 네가
내가 하며 서로 떠넘기는 주고
받았던 지난날 천둥 번개
서둘러 훌털고 냉정하게 잊음처럼
구름이 몰고 온 도둑 장마
창밖엔 무섭게 피다가는 잔영
냉정히 치닫던 빗줄기 언제였냐는 듯
천천히 떠나가는 비 개인 날
넓은 가슴 한쪽이 박하 향 가득하다
시 쓰는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