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너와 나의 동백꽃

by 은월 김혜숙


나날이 아침에 눈을 떠

계절 바뀌는 것을 분다


남쪽 섬 제주에 후두두득

내리는 핏빛이 동백 융단을 그리워하고


남동의 동백 섬에 동백이

피눈물 흘리던 그 세월이 있었다 하고


서남의 선운사엔 그리운 사람이

살아 동백 울음 운다고 했다는데


내 어머니와 내 할머니가 겨울 이불에

수놓은 자개장 안에 동백꽃을 새긴

그 마음을 엊그제 느꼈다


여자의 마음 안엔 동백꽃 뜨거운

묵직한 독한 가슴으로 살아야

견딜 수 있었다는 것을


난 어린 날 기억 외에는

내 손에 내 발아래 가슴에

동백을 껴안아 본 기억이

이 나이 먹도록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젠 가야 한다,

이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동백이 그 시간 견딘 이유를 알았기에



[ 너와 나의 동백꽃 ] 은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