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바나나는 열대 과일 중 가장 친숙하고 흔히 먹는 과일이다 보니, 특별히 맛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한때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검정고무신 속 기영이가 처음 바나나를 먹고 “하늘만큼 땅만큼 맛있다”며 감탄하던 장면을 떠올리면, 정말 **그렇게 맛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다 내가 처음 망고를 먹었던 날이 떠올랐다. 열대 과일을 처음 맛본다면 정말 그렇게 감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괜히 바나나가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 이후로 바나나를 먹을 때면 나도 모르게 기영이처럼 맛있다는 표정을 짓곤 한다.
베트남에서 일하던 초반, 직원들이 바나나 한 다발을 선물해 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다발”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마트에서 흔히 보던 8~10개짜리 송이가 아니라, 한 나무에 열리는 수십 개의 바나나가 가득 달려 있었다. 그 크기에 압도되며, “이게 바로 열대 과일의 스케일인가!” 싶었다. 바나나 송이를 선물로 주는 문화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역시 베트남은 과일의 천국이다.
바나나 꽃도 처음 봤는데, 특이한 모양과 색깔에 이끌려 바로 분해해 봤다.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즐겨 먹던 베트남 음식 분보훼에 숙주와 함께 들어가는 재료였다. 평소 무심코 먹던 채소가 바나나 꽃이었다니! 역시 바나나는 하늘만큼 땅만큼 맛있어!
[요마카세] 토요일 : 색도 맛도 화려한 열대과일들
작가 : 열대과일러버
소개 : 열대과일 직접 맛보고 즐기고 그립니다 (But 여름h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