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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빵

by 황신혜신

언니는 팔을 다쳐 깁스를 했다.

멀리 있는 정형외과에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뼈가 얼마나 붙었나 봐야 했고


엄마는 어린 나를 혼자 집에 두지 못해

데리고 갔다.

버스에서 멀미를 한참 하면 도착하는 병원.

그래도 기대감 가득 열심히 쫓아다녔다.


이유는 하나,

언니가 진료를 보는 동안 얌전히 기다리라고

사주시는 보름달빵


깁스를 풀고 확인하고 다시 깁스를 해주시는 그 15분


나는 보름달빵을 먹으며

어느새 저 멀리 하늘로 올라간다.

달콤하고 푹신한 빵을 조금씩 조금씩 손으로 떼어먹으면

반달이 되고 초승달이 되고...

결국에 사라지는 보름달과의 달콤한 시간.


어느 날 엄마는

"이제 언니 다 나아서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 멀미하느라 고생했지?"

"네......"


휘영청 보름달을 바라보며

남몰래 아쉬워한 것은

아직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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