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원 그리고 나훈아
브런치 글들을 보니 힘드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빚, 병, 직장 생활, 퇴사, 불화, 이혼 등등
인생은 고 (苦) 라는데,
(사는 것 자체가 쓴 초(풀)을 먹듯 고생이라는 뜻.
이럴 때 보면 한자도 참 직관적이다.)
나 스스로의 삶을 보면서도 그런 걸 많이 느끼는데, 주위 사람뿐만 아니라, 글 쓰는 플랫폼에서조차 이런 어려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더 실감한다.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응어리를 풀기 위해 글을 쓰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나도 흙수저로, 만만치 않게 고생을 해와서,
‘저 같은 놈도 이렇게 살아가는데 힘내서 잘 사세요!
라는 위로의 글을 적고 싶은데,
그보다는 월요일 아침을 맞아, 안 좋은 일, 안 좋은 기분을 조금이나마 털어버리시라고, 내가 힘들 때 한 번씩 듣는 이 노래를 다뤄본다.
이천원? (2000원)
처음 이 친구의 이름을 잘못 알아듣고, 예명을 특이하게 지었구나 했다. 사실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그렇게 잘못 듣지 않았나 싶다.
임영웅, 영탁 등 초반부터 1등을 차지한 강자들 사이에서 이 트롯에 진심인 신동은 그렇게 주목을 끌기 힘들었다. 주로 존경한다, 응원한다 그런 조연.
그때 1:1 대결을 해서 한 명이 떨어지는 스테이지에서 이 친구가 지목을 당했고
(내가 살려면 당연히 한수 아래로 봤다는 의미겠죠?)
그때 부른 노래가 이 노래였다.
(다른 1:1 대결에서 영탁이 인지도가 높은 천명훈을 상대로 명곡 ‘막걸리 한잔’이라는 한칼을 보여준 것과 비슷하다.)
울지 마 울긴 왜 울어
고까짓 것 사랑 때문에
나훈아 님의 곡을 멋지게 불렀다.
상대 친구인 안성훈이 잘못 찍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안성훈은 미스터 트롯 2에서는 장구신동 박서진을 멋지게 이겼죠. 역시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날이 옵니다.)
첫 소절부터 너무나도 시원한 위로.
따뜻하게 다정한 목소리로 조용히 건네는 위로도 좋지만, 힘내라며 시원하게 던지는 목소리가 우리네 삶에 크게 다가온다.
사랑과 이별. 그 상실의 슬픔 속 흘리는 눈물에,
같이 울어주거나, 조용하게 ’ 괜찮아 ‘라고 말해줄 수 있지만, 이렇게 왜 우냐며 그까짓 사랑 한잔 술로 잊어버리라고 말해준다.
‘그래 이까짓 것‘
툭툭 털고 일어나게 해주는 것 같다.
어차피 인생이란
이별이 아니더냐
울지 마 울긴 왜 울어
바보처럼 울긴 왜 울어
회자정리
만나면 헤어진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게 된다.
말이 쉽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좋아서 매일같이 붙어 있으면서 든 정이 있을 텐데, 앞으로 볼 수 없다면, 볼 기약이 없다면 얼마나 슬프겠나.
그래도.
엉엉 울면서 몇 날 며칠 그러고 있지 말고,
어쩌면 그만큼 울만큼 울었으면, 그 슬픔 흐르는 강물에 던져 버리라고 한다.
어차피 인생이란
연극이 아니더냐
어차피 그렇게,
인생이란 가면 하나쯤 쓰고 살아가는 연극이 아닌가
자신을 가리고 살아가는 것처럼,
슬픔도 그렇게 연극처럼 묻고 돌아서서 웃어버리라는 삶에 대한 단순하면서도 깊이있는 철학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 그 슬픔 또한 하나의 추억이 될 테니까.
왜 찬또배기라는 이 친구를 사람들 (특히, 고단한 하루를 살아가는 아주머니들)이 좋아하시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