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사람을 잘 뽑아서 육성하고 잘 retain해서 조직의 목적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단순한 것을 못해서 오늘도 많은 조직 (그것은 정부든, 민간 기업이든, 사회 단체를 불문한다.)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갑질과 아우성을 비롯한 사단이 나고 있다.
어느 회사에나 꼭 있는 HR 조직은 Human Resource 즉, 인적 자원을 잘 관리하거나 발전시키라는 의미로 HRM (Human Resource Management), 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라는 부서명으로 쓰인다.
요즘은 물적 자원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적 자원을 이해하고, 물적 자원처럼 쓰다 버릴 수 있는 소모품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의 인적 자원 해석을 막기 위해, Human Capital이라는 말까지 쓴다. 그래 봐야 물건에서 돈이 되었다. 가치를 키운다는 의미겠지만, 여전히 수단이다.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고, 대단한 HR 조직까지 갖고 있는 회사에서, 어째서 “사람이 미래다.”라고 외치면서,
경영진의 잘못으로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신입사원까지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일까?
안타깝지만 무수히 많은 이유와 사례가 있다.
전에도 “INN IS FREE” (여관은 무료다!) 로고 변경에 대한 글을 썼는데, 여전히 그 희한한 로고를 고집하고 있는 것을 보며, 주변의 말은 신경을 쓰지 않고 무시하고 있구나. 그 사람이 그대로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긴 오너 일가가 그룹이 망하지 않는 이상 직장인은 그만두고 떠나지만, 자신들의 왕국에서 대대손손 살게 된다. 역시 사람은 안 변한다는 말을 다시 한번 느끼고, 첫번째 문장에서 말씀 드린 당연한 경우와 정반대되는 경우를 한번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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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높은 직급에 오르려고 하면 바닥부터 경험을 하고 산전수전 다 겪어보며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그래야 실수가 적고 관리직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사람이 인선되었다면, 자신이 실무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어, 해당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의 실수가 있을 때 발견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 상당 부분을 아니까.
그리고 경험과 함께 쌓인 노하우와 판단 능력이 있어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면 이를 금방 깨닫고 인정한다. 또한, 일에 빵꾸가 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Plan B가 있고, 그것도 안 되면 자신이 이미 해 본 일이기 때문에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서 정리해버린다.
인사 실패는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지켜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물론, 경험을 많이 쌓지 않았는데도 정말 잘 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을 보면서는,
‘와, 어떻게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혹은 많이 해보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잘할까?’
혹은,
‘저런 사람이 천재인가? 어떻게 저 정도까지 생각이 미칠까? 미친 창의력이다.’
싶은 사람이 있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정말이지 극소수이고, (어림잡아 10만명 중 1명 정도) 그냥 이렇게 보이고 싶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대단한 사람은 독선으로 흐르는 경우만 잘 막아주고, 젊은 사람이라도 옆에서 경험 많은 사람이 사고만 치지 않게 support 해주면 성공하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그런 사람들조차도 남의 말 잘 안 듣고, 젊은 날의 성공에 심취해 오만한 행동을 하다가 실패해서 일찍 사라지기도 한다. 잘 하는 만큼 자존심이 강해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사단이 나는 걸 많이 보았다.
신문 지상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선임되었다던 젊은 친구가 얼마 못 가 갑질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직 해임되었다는 내용을 종종 본다. 예전의 포스코 왕 상무의 라면 사건도 그렇고 민간 기업에서 시켜 준 자리가 무슨 엄청난 벼슬이라고 이렇게들 갑질을 할까? 줬다 뺏으면 그날로 평범한 사람이 될 사람들이. 회삿돈이라고 돈을 쓰니 대우 받을려고 그런건가.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
는 말을 곡해해서, 조금 잘 나간다고 진짜 권력자가 된 듯 시건방을 떠는 걸 보면 웃기다. 보통 얼마 못 가 그냥 동네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 영업을 하러 회사로 찾아와서 눈치보며 비굴한 웃음을 흘린다.
그룹에서 임원 교육에서 자부심 갖는 건 좋은데, 제발 밖에 나가서 갑질해서 신문 지상에 이름 오르내리고 회사 이름에 먹칠하지 말라고 주구장창 강조하는 게 그런 이유다.
자부심과 오만은 다르다.
자부심을 갖고 일하되, 겸손하라고들 꼭 덧붙이는데 그 진의를 알지 못하고 도덕책에 나오는 말이라 치부하며 흘려 듣는다. 그러다 사고를 치고 사라진다.
한 임원이 있었다.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연줄로 회사에 들어 온 사람이었는데, 절박한 상황이었던 지라 악착같이 일하고 위에 잘 보이려고 죽어라 노력해서 운 좋게 임원이 된 케이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살벌한 모습을 보며 자신을 많이 가리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임원이 되고 나서는 더 올라가려고 정말 이상한 짓을 많이 벌였다. 본인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밑의 직원들을 너무 쥐어 짰다.
그래서 임원이라는 것이 위의 오너는 점잖게,
“고생 많지요? 힘 내세요.”
라고 하며 사진도 찍어주며 좋은 사람 코스프레 할 때,
실제 시켜야 할 일 오더하고 관리하는 게 일이라서 그렇다 치자. 그런데, 이 사람은 너무 심하게 자신의 성공을 위해 채찍질을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더군다나, 일을 그만큼 시켰으면 어느 정도 보상도 해주고 결과를 나눠야 하는 것이 좋은 리더의 모습 아닌가. 물론 좋은 리더는 커녕 나쁜 리더의 표본이었으니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개 같이 부려먹던 인간이 실망하고 능력이 부족해서 회사에 들어오기도 어려웠던 자신을 뽑아준 그 임원에 충성하다가 그렇게 물었겠지. 출신답게 말은 웃으면서 잘 했지만, 결과를 보면 잘 되면 보상이란 눈꼽만큼 챙겨주고 좋은 것은 자신이 다 챙기는 그런 인간이었다.
문제가 없으면 책임을 밑의 직원과 다른 사람들에게 떠 넘기며 자신의 살 길만을 찾는 옹졸한 인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거나 혹은 칼을 맞고 회사를 나갔다. 그 사람 하나 영전하고 회사에 붙어서 고 임금과 높은 incentive를 챙겨먹기 위해서.
이래서 한 사람이 부자가 되려면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그리고 희생이 따른다고 했나. 이집트 왕 한 명이 죽어서 묻힐 무덤을 만들기 위해 수십만이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역사가 떠오르는 건 무슨 이유일까?
한 명의 재벌을 만들기 위해선 밑의 직원, 하청사, 하청의 하청 그리고 맨 밑의 노무자까지 수천, 수만명이 일하는 만큼 못 받으면서 죽어라 일해야 한다. 역사는 늘 그렇듯 반복된다.
그 임원은 처음엔 자신이 잘 모르니 알려달라, 설명해 달라, 자료 달라는 요구를 하며 짐짓 남의 말을 잘 듣는 ‘척’을 했다. 하지만, 임원이 되고 일이 손에 익으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잘 알지도 못하고 잘못을 지적해도 깨닫지 못하고 자존심만 내세우며 잘못한 것을 바꾸길 거부했다. 되려 자신의 말이 맞다며 윽박 지르고 그냥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라며 화를 내기 일쑤였다.
그렇게 좌충우돌 온갖 욕을 먹으면서도 꿋꿋이 버티더니, 결국 그 사람 때문에 떠나는 사람들의 인사팀 면담의 누적되다 결국 비리에 연루되며 회사를 떠났다.
그래서 모든 일은 해결되었을까?
안타깝지만 회사를 다녀 본 분들이라면 많이들 답은 ‘No’라는 걸 잘 아실 거다.
속된 말로 ”똥을 제대로 싸 놓았다.“
저지르고 떠나고 나면, 남은 사람들이 치워야 하는데, 일은 어떻게든 치우지만, 사람은 쉽지 않다.
일도 개판이었지만 남은 사람들의 면면이 요즘 말로 더 ‘노답’이었다.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잘 하고 인성 좋던 사람들은 찍히고 견제 당하면서 많이들 떠났다. 회사를 떠나거나 타 부서로 이동하거나.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정신병, 공황장애, 고혈압 등 병을 얻을 것이 뻔하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갈 곳 없는 사람들. 그래서 능력은 부족한데 아부로 살아남아, 운 좋게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었다.
잘못된 사람을 뽑아서 더군다나 인사권과 평가권을 준 조직에 남긴 상처는 깊다.
본인은 달린 입이라고 늘 조직의 미래를 생각하고, 나갈 생각이 전혀 없이 계속 해먹으려고 하면서도,
“내가 나가고 나서도 우리 조직이 지금처럼 일 잘 하는 멋진 조직이 되어야 하니까요.”
라는 가식적인 말을 했던 것과 참 대조된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것은 사람은 결국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뽑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겠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많으면 자신은 일을 적게 해도 되고 알아서 잘 해서 일이 잘 풀리고, 잘 되지 않을 때 자신이 나서서 관리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을 보통 하게 된다. 물론, 좋은 사람이 능력과 인성을 갖춘 사람을 뽑으면 그야말로 선순환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현실은 이상과는 참 많이 다르다.
그것은 기업에서 좋아하는 숫자로 나타나는데, 큰 회사에서 매출을 10조 하면서 순이익이 1000억인 경우가 있다. 숫자가 커서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율로 보면 1% 이익인 것이다. 보통 기업이 평타를 치는 순이익은 5~10%로 보고, 많으면 20, 30, 50%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물론 그러기 쉽지 않다. 너무 이익률이 높으면 투입은 적게 하면서 (원가 절감) 기술력 등으로 정말 대단한 가치를 창출하는 Business Model을 (BM) 갖춘 대단한 기업일 수 있지만, 반대로 엄청난 사기를 친 곳일 수 있다. 매출은 10조인데 순이익이 마이너스 몇 천억인 경우가 있다.
보통 이런 이상한 사람들이 고위직에 있으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밑에는 제대로 수정해가면서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이나 문제 해결력을 갖춘 사람들은 없다. 자신의 복제인간이라 할 수 있는 아부하고 일을 못하는 면피만 찾는 사람이 많다.
마치 만화나 영화에서 나오는 악당의 자손이나 부하들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복수를 다짐하거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처럼, 이런 사람들은 작은 자리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악을 쓰며 버틴다.
자신의 생계와 미래를 위해서 그러한 것이겠지만, 기존의 실력이 어디 가고 그 임원과 일하던 방식이 어디 가겠나? 결국 그런 사람들은 또 사고를 치고 이상한 짓을 해서 회사에 누를 끼친다. 보고 배운 것이 그런 짓인데 어쩌겠나. 결과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그러다 잘못이 드러나고 밑바닥이 드러나면 ‘더는 못 버티겠다’며 줄행랑을 친다. 또 어디에선가 비슷한 사고를 치고 있겠지. 대기업 팀장 경력 운운하며 거기 일은 내가 다 했다고 하며.
이런 아수라판이 계속되고 다행히 좋은 사람이 나타나서 판을 갈아 엎고 이상한 사람은 잘 가려서 내 보내고 혹은 주요 업무에서는 배제시키고 나가기 싫다고 하면 기본적인 일만 시키면 좋은데, 현실은 녹록치 않아서 다시 또 그런 임원이 연이어 나타나기도 한다.
심지어, 이번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아예 대거 데려오기까지 한다.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어 버리고 그나마 있던 능력있는 사람들도 떠나게 만들어 조직은 또 다른 방향으로 개판이 된다.
정규직이라 나가지는 않고 숨 죽이며 버티던 아부꾼들이 다시 새로운 사람 밑에 붙어 활개를 치기도 한다. 친일파에서 친미파로 넘어간 것과 비슷하다 할까? 살려고 하는거라 이해는 하지만 당연히 정의롭지도, 아름답지도 않고, 조직이나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분명 좋은 회사인데 가치만큼 수익이 나지 않고 평이 안 좋으며,
속된 말로 맛이 가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 와중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한답시고 사람을 뽑을 때 실무를 모르면서도 면접에 배석하는 HR 친구들이 똑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인사를 관리해야 사람들이 할 일은 하지 않고 자신의 영달과 이익 그리고 자리만 쫓는 모습이다.
보통 이런 경우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이고 임원 결정은 위에서 한 것이니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한다. 중요한 자리인 인사팀장과 임원의 변동이 많다. 경영진의 변화가 잦으며 인사를 잘 모르는 아무나에게 맡길 수 없기에 수족 같이 말 잘 듣고 이상한 일까지 시킬 수도 있으니 더 그렇다.
은행 등에서 신입사원 채용시 부모님 직업이나 추천 경로 등을 써두고 실제 채용을 진행해서 떨어지는 친구들을 뽑고 원래 뽑아야 할 우수 인재를 탈락시킨 사건들이 그런 모습을 대변한다.
HR이 이상하면 회사에선 이런 일도 발생한다.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서 전 직원들을 힘들게 만들더니, 그 제도를 없앴다고 HR 직원이 좋은 평가를 받고 포상을 받는 희한한 일. 그런 회사는 요즘 말로 믿고 거르면 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란 있을 수 없고,
‘마음에 안 들고 갈 데 있으면 가면 되지, 무슨 말이 많아.
갈 데 없으면 그냥 조용히 다니지.’
이런 말이 판 친다.
그렇게 조직은 점점 병 들어가서,
성장은 둔화되고, 이익이 줄어들며,
적자 상태가 되고 구조조정을 하며 망해간다.
아니면 좀비 상태가 되어 연명하거나.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피부로 다가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