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5월 가정의 달 그 의미를 되새긴다
한낮의 꿈이었나. 그토록 화사하던 살구꽃이 흔적 없이 사라진 자리. 살구나무 거리는 연초록의 옷을 갈아입었다. 연초록 잎이 사운 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5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 오신 날 스승의 날 등 감사와 축복의 달이다. 한 가지 더 한다면 근로자의 날이 5월의 첫날이었다. 5월에 의미 있는 날이 다 몰려 있어, 자영업을 하는 분들의 고충도 심심찮게 들린다.
나이를 의식하게 되면서 날이 갈수록 우리 아들한태 미안한 마음이 더해가고 있다. 말로는 표현을 잘 못해서 더 그런지도 모른다.
어미로서 다정다감하지 못했다. 필요이상으로 엄하게 다뤘다. 홀어미가 키우는 후레자식이라는 소릴 들을까 하는 자격지심 때문이었을까, 지금에 와서 그런 게 후회된다.
지난 2월 방콕을 다녀왔다. 한창 추울 때 따뜻한 나라에 가게 되어 설레었다. 태국의 라텍스 매장에서 이불과 베개를 내 것만 사 왔다. 고가의 상품이라서 아들네를 생각할 수 없었다. 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하라고 하니 각별히 내 허리병만 신경쓰고 있는 실정이다.
라텍스 이불과 u자 베개를 쓰면서 아이들 생각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벌써 2년 전에 그 가족에게 2백만 원을 여행비로 주겠다고 공헌을 한 바 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변명을 하자면 코로나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건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4 식구 여행 경비가 배는 들어야 동남아라도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물가가 올랐다. 내가 약속했던 그 금액만 준다면 그 가족여행은 실행될 수 없다. 공무원 박봉으로 무슨 수로 그 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 싶다.
물론 두 눈 질끈 감고 다녀올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 시국이 완전하게 종식되지 않았는데 여행을 결행하는 것은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부모 도움 없이 은행 대출로 아파트를 장만하느라고 여유가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1개월 전부터 어버이날에 아이들이 올 텐데 어떤 선물을 해줄까 고민을 해왔다. 내리사랑이라고 했다. 손자들은 제 부모가 살뜰하게 챙길 것이다. 나는 내 아들 내외를 챙기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라텍스를 허리가 아프기 시작됐던 15년 전부터 써왔다. 그게 허리에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일에 지친 내 몸을 위해 다른 호사는 못 누려도 잠자리는 편안해야 한다는 위안 삼아 그걸 써 왔다.
큰 손자가 초등 6년생이 되었다. 아이들 체격이 급등했다. 청년 같은 건장한 몸으로 제 아비와 친구처럼 몸으로 장난을 치는 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나는 걱정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소방 인명구조 담당인 아들이 몸을 다칠까 봐 노심초사를 하는 이 어미의 속내를 그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며느리는 아들보다 2살 위다. 오래지 않아 갱년기가 올 텐데 허리병 나기 전에 라텍스 요를 쓰면 몸이 상하는 것이 조금 더디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됐다.
방콕의 그 라텍스 공장에 연락해서 매트 2개 값을 지불했다.
왜 2개 값을 지불했을까 궁금하신 분은 다음 글을 읽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