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로 향하는 날
곰돌이 ep.4
세상은 여전히 평일의 리듬에 갇혀 바쁘지만,
나는 오늘, 조금 다른 목적지를 향한다.
출근길 인파를 비켜, 조용히 화실로 향하는 아침.
누구의 호출도, 알람도 없이 그림이 나를 부르는 날이다. 목요일,금요일 일이 없는 날
익숙한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스승님의 화실이 있는 조용한 건물에 다다른다.
철컥, 문을 열면 늘 고요히 앉아 계신 스승님의 기척이 마치 오래된 책처럼 나를 반긴다.
이곳은 스승님의 공간이다.
스승님과 처음 만난 건 문화센터의 짧은 수업이었다
수업은 끝났지만, 그 인연은 가느다랗게도 오래 남았고, 지금은 한 작업실을 공유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이어졌다.
나는 말하자면 , "조용히 신세를 지는 사람"이다.
화실 한편, 작은 이젤 하나가 나의 공간. 간판도 이름도 없지만 곰돌이를 그리는 데는 그만한 공간이면 충분하다. 스승님은 늘 묵묵히 자신의 작업에 집중하고, 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나만의 곰돌이를 꺼내 놓는다.
스승님의 붓질 소리,
감성 충만한 재즈풍의 음악소리.
그 모든 것들이 이 공간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가끔은 작업을 멈추고 함께 차를 마시며 작품 이야기보다 삶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제자이기 이전에, 그림을 사랑하는 같은 사람으로서의 교감.
어느덧 해가 기울고, 오늘의 곰돌이가 완성이 되어간다.
화실 안은 여전히 고요하고 내 마음도 그 고요 속에서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