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에서 가을을 지나갈 때쯤. 마음을 치유하고자 그림을 배우러 다녔다.
코로나 블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전 국민이 피해 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나 또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사춘기를 심하게 앓고 있는 아들과의 대립, 병세가 심해진 어머니., 밤낯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나의 갱년기 증상과 사투 중이었을 때, 털컥 찾아와 버린 번아웃까지... 나는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춘기 아들과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미술관 전시회를 관람하던 중. 문득, 그림을 그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 적부터 그림에 관심은 많았으나, 소질이 전혀 없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을 동경해 왔었다.
‘나도 그릴 수 있을까? 배우면 되지 뭐!’
의구심은 들었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미술 학원을 알아보았다. 사실, 그림을 못 그리는 엄마를 닮은 아들과 함께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그런 마음을 알리 없는 아들은 단 칼에 거절을 한다.
“학원이 크고 예쁘네. 그렇지?”
“네. 예뻐요!”
“피아노도 있네. 그림 배울래? 피아노 배울래? 엄마랑 같이 하자.”
“아니요. 안 할래요. 엄마만 하세요.”
아들은 학교 미술 시간에 그림을 못 그려서 늘 속상해했다. 그런 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었다. 배우기 싫다는 말에 기운이 빠졌다.
아들과 미술관 관람을 자주 하면서, 이야기 나누던 시간들이 많이 그리웠다. 학교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들까지도 엄마만 보면 토해 내 듯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던 아들이... 사춘기가 심하게 와서 서로 소홀해진 것이다.
그 과정엔 코로나 상황이 아주 큰 원인이기도 했다. 밥 먹을 땐 말곤 서로 대화가 많이 없었다. 즐겁게 학교 생활을 즐기는 일도 없었다. 각자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전자 기기에만 집중하게 되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어려운 시기와 난관들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아내로서 엄마로서 딸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아무런 쓸모가 없구나’라는 생각들이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최선책은 그림이었다. 그런 어미 마음도 몰라주고 거절하는 아들에게 조금은 서운하기도 했다.
‘그래? 그럼 엄마라도 배울까?”
“네”
“그럼, 엄마라도 해야겠다.” 결재를 하고 학원을 나오면서 설레었다.
‘드디어 내가 그림을 배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