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벅지를 목표로!
날씨 때문인가? 아니면 피로, 그것도 아니면 나이 때문인가?
비를 잔뜩 머금은 까만 먹구름이 금방이라도 장대비를 토해 낼 듯 하늘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요새 갑자기 허리와 골반이 아파서 병원을 자주 드나들었다.
처음엔 한방병원에서 침도 맞고 사혈을 했는데 예전에 어깨도 수술할 지경까지 갔다가 혹시나 하고 집 근처 병원에서 지속적인 물리치료로 나은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퇴근 후 계속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다.
병원에서 물리치료사가 “평소에 무슨 운동하세요?” 라고 물으셨다.
곰곰이 생각 해 보니 코로나19 이후 별로 운동을 한 기억이 없다.
그 전에는 매 주마다 직장에서 배구도 하고 탁구도 치고 저녁에는 골프연습도 하는 등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힘들었는데 요즘은 고작 한 달에 몇 번 스크린 골프 치고 매일 직장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걸어다니는게 전부였다. 건물 내부가 워낙 작아서 작정하고 아무리 돌아다녀도 도찐개찐이다.
가끔 바깥 일을 핑계로 억지로 마트라도 다녀오곤 했는데 그래봤자 '뛰어야 벼룩?'인 느낌은 왜 인지!
날이 점점 더워지니 이제는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물리치료사 말씀은 나에게 지금 필요한 운동은 '걷기'가 아니라고 한다. 나이도 그렇고 하체 근육이 없어서
걷기보다 꼿발 서기. 스쿼시 또는 실내 자전거타기를 해서 하체근육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최근에 부쩍 나에게 알맞는 운동을 해야한다고 느끼고 있던 참에 작년 9월쯤, 동네 헬스장에서 마침 이벤트를 했다. 4달에 20만원! 생각보다 괜찮은 가격인 것 같아 생전 처음으로 헬스를 등록하고 퇴근 후 헬스장을 들러 트레이너가 추천 해 준 5가지 정도 운동기구로 어깨, 가슴, 다리 등 30분정도 운동을 했다.
원래 땀 나는 체질이 아니라 사실 별로 운동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역시나 혼자서 벽보며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았고 내가 하고 있는 자세가 맞는 건지 확실치도 않아서 처음 시작했던 열의가 조금씩 사그라듬을 느꼈다.
그리고 추석이 겹치고 조금 바빴고 퇴근 후 다른 일정들이 생겨서 계속 운동을 빼 먹을 수 밖에 없는 핑계?
아닌 핑계가 생겼는데 어쩌면 마음 속으로 반기고 있었나 싶기도 하다.
'한달 연기 쿠폰'도 진즉 써 먹었고 계속 혼자 운동하기가 쉽지 않아서 할 수 없이 헬스권을 '당근'에 내놨다. 다행히 사는 사람이 생겼는데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조건으로 헬스장에 5만원을 내고 나니 수중에 남는게 거의 없었다.
11월이 돼서 가을바람도 불고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편 사무실에 있는 체력단련실을 함께 이용하기로 했다. 저녁 먹고 30분정도 걸어 가서 탁구치고 운동기구로 간단하게 마무리
하는 코스로!
거의 한달 정도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하고 있는 공부의 중간고사 기간이 되어서 또 며칠 쉬었다가 날이 추워지니 그나마도 그만두었다.
그리고 2024년, 새해가 되어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을 유지하자’라는 새해목표를 세웠는데 아직 바깥 날이 추워서 시작 할 엄두도 못 내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또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오니 그냥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제는 시험도 모두 끝나고 더 이상 뒤로 물러날 핑계도 없고 진짜로 여유가 생겼으니 제대로 운동을 시작 해 보려고 마음 먹었으나 최근에는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았다.
마음 속으로는 '나는 하루라도 빨리 운동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주변 여건이 내 발목을 붙잡아서 어쩔수 없이 시작을 못한거다... 절대로 게으른 나의 의지 때문이 아니다' 라고 위로했다.
그리고 이제는 허리가 아파서 비가오나 눈이 오나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남편은 '맨날 이랬다 저랬다 한다'고 잔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나도 지지 않고 덧붙인다. "나도 아프고 싶어 아프남! 나이 먹고 여기저기 아픈 것도 서러운디....."
중년의 나이에는 운동을 하면 해서 아프고 안하면 안해서 아프다고 한다. 도대체 어느 박자에 장단을 맞춰야 하는 건지!
당초에 60대가 되면 헬스장에 등록 해 몸짱할머니로 거듭나보려는 장기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시기가 조금 많이 당겨졌다.
지금은 날이 더워 다른 운동은 못하고 체력단련실에서 남편이 알려 준대로 턱걸이 매달리기를 시작으로 어깨, 가슴, 다리운동을 한다. 아령도 여러 종류가 구비 되어 있어서 들었다 놨다 여러개씩 하고 마지막에는 벨트마사지기로 허리와 다리를 풀어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여전히 주말 중 2~3번은 동호회를 포함해서 어쩔 수 없이 빠지고 있지만 이번에는 이왕 시작했으니 좀 오랫동안? 버텨 보려고 노력 중이다.
이왕 칼을 뽑았으니 '썩은 무우?!라도 써는 심정'으로 최소한 허리만이라도 나을만큼은 꾸준히 해 봐야겠다.
예전부터 허벅지가 두꺼운 사람들이 많이 부러웠다. 골프도 허벅지 탄탄한 여자 분이 훨씬 잘 치는 것 같았다.
나중에 나이 먹어서 고생 안하려면 허벅지가 짱짱해야 한다는데 이제부터 '꿀벅지'를 목표로 열심히 할 생각이다. 또한 온 몸에 우락부락 근육질은 못 되어도 예의상? 팔뚝에 알통 하나 정도는 나오도록 도전!
요즘은 ‘가다가 못가면 아니간만 못하다’라는 속담이 ‘가면 간 만큼 이득이다’로 바뀌었다고 한다.
‘안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낫고 중도 포기하더라도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고!’ 라는 긍정적 마인드로 계속 도전 해 볼 생각이다. 사실 여기서 또 멈추면 남편한테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도전하는 나에겐 후퇴가 없다. 다만 직진만 있을 뿐이다~~~
나무젓가락 같은 나의 두 다리가 전봇대가 되는 그 날까지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