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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윤 Jul 05. 2024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

특별판.

사회성이 없는 강아지가 있다. 그리고 친구들과 손절한 주인이 있다. 둘은 서로에게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주기로 약속한다. 어딜 가도 항상 강아지를 데려가고, 강아지는 수줍은 듯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식빵입니다. 물진 않지만 그렇다고 호의적이진 않아요." 주인이 데려간 곳은 애견카페였다. 많은 강아지들 사이에서 활보하지도 자신을 뽐내지도 않는 강아지는 주인의 테이블 아래에만 있을 뿐이었다. 그럼 인사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크흠.. "안녕하세요, 저는 김식빵입니다. 저는 친구들이랑 딱히 친해지고 싶지 않아요." 


그리하여 오늘의 제목은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이다.


강아지는 주인을 닮는다던데, 정말 그런 걸까? 내가 웹소설을 쓰기 시작한 시점이 4년 전이고 그때 나의 MBTI는 ENFP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완전 INFJ이다. 그리고 동생 또한 앞자리가 I이고 엄마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앞이 I였다. 그래서 그런가, 식빵이는 초초초 I형 강아지이다. 옛날로 따지자면 초초초 A형이랄까? 나는 이토록 주인만 생각하는 강아지는 처음 봤다. 그리고 본인과 같은 강아지를 싫어한다. 다가오면 어느 날부터 짖기 시작했다. 참고로 식빵이는 '폼피츠'이고 스피츠가 조금 더 강한 강아지이다.(독립성이 강한 강아지)



식빵이가 코가 핑크색인건 햇빛을 많이 봐서 코가 까졌기 때문이다.(산책을 많이 해서, 이전 편 참고) 처음에는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좋은 것 같다.(핑크코 핑크귀 핑크손발 귀엽다^ㅁ^) 처음에는 식빵이에게 친구가 없고, 사회성이 너무 없는 강아지로 자랄까 봐 걱정을 많이 했었다. 사회성은 보통 6개월 전에 많이 길러주는데 식빵이는 보편적인 폼피츠로 자라서 사회성이 없다. 폼피츠가 원래 사회성이 없는 견종으로 유명한데 식빵이는 더더욱 없었다.(ㅎㅁㅎ..) 주인밖에 모르고, 산책하다가 친해지려고 다가오는 강아지들을 모두 물리쳐낸다. (주인을 지키려는 뚝심 하나는 좋은 편!)



주인이 본 식빵이는 주인하고 산책을 다녀오는 것을 제일 좋아하고, 터그놀이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폼피츠가 터그놀이하는 걸 유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터그놀이를 자제하고 있다. (성질 더러워짐) 공놀이는 식빵이가 익숙하지 않아서 공을 던지고 가져오라고 해도 가져오는 것을 못한다. 가져오라고 해도 터그놀이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공놀이는 잘 안 하게 되었다. 붕가붕가도 잘한다.


그래서 식빵이는 주인 밖에 모른다. 아주 귀염둥이 폼피츠여서. 그리고 주인도 지독한 INFJ 인프제여서 사람들이랑 만나는 것도 좋지만, 딱히 친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주인은 그냥 친한 사람 한 사람하고만 논다. 마치 식빵이가 주인이랑 노는 것처럼.. 동생은 식빵이가 친구를 사귀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나는 식빵이가 친구도 없고 나만 아는 강아지라서 그게 식빵이라서 더 좋은 것도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식빵이는 고고하고 도도한 느낌을 준다고 하지만, 주인인 나에게 식빵이는 겁 많은 강아지 일뿐이다 (흐흐)

 


식빵이는 실물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꾀죄죄한 발과 핑크핑크한 코 누리끼리한 아이보리 색깔의 주둥이와 털들은 실제로 봤을 때 더 빛난다. 이런 식빵이를, 소심하고 겁 많고 너무나도 착한 식빵이를 평생 나만 알고 싶을 때도 있다. 카메라로 찍으면 잘 봐주지도 않고(카메라가 눈이라고 인식해서 무서워하는 것) 가끔 이렇게 몰래몰래 촬영하듯 건져야 식빵이 모습이 잘 담기지만... 이번 글에 사진들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너무 못 나온 것 같다. 암튼 난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라고 식빵이한테 그리고 나한테 말해주고 싶다. 식빵이와 주인인 나는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니까. 그래서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라고.


식빵이는 내가 식빵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그걸 견디지 못하고 눈을 돌려버리거나 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소심한 아이다. 이런 식빵이가 과연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못 사귀어도 괜찮고 사귈 필요도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회성이 없는 강아지답게 강아지 친구가 없어도 괜찮다고.



너무 화질이 좋아서 식빵이의 털이 너무 사실적이게(??) 나왔지만 실제로 보면 보송한 느낌이다. 식빵아!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 그러니, 언니만 있어도 되지?(앙?) 식빵이는 사회성이 없는 강아지이지만, 가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건 다른 강아지들과 똑같은 강아지이다. 보통 아빠는 무서워하니까 잘 다가가지 못하지만, 엄마와 동생 그리고 나. 이렇게 세명한테는 동일하게 예쁨을 받고 싶어 하는 면이 있다.(엄마의 공간인 거실소파와 동생방, 내방 이렇게 순서대로 방문한다.) 그런 점이 귀엽게 느껴진다.


에어컨 바람 맞고 시원하게 자는 식빵이


여느 강아지처럼 똑같이 강이지인 건 맞는데, 나에게 온 강아지 식빵이가 왜 이토록 특별하게만 느껴지는지 벌써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날에 식빵이와 주인은 에어컨을 틀고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이번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는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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