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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쓰는 하루 Jul 17. 2024

강아지계의 장원영

식빵오빠는 늘 식빵이를 이렇게 부르곤 했다. 강아지계의 장원영. 이라고, 나랑 같이 사는 가족들은 장원영은 좀.. 우리식빵이가 그렇게 예쁜가? 예쁘기야 예쁘곘지만, 팔다리가 그렇게까지 긴건 아니잖아. 하면서 장원영이 아니라고 했다. 아마도 '강아지계의 장원영' 이말은 식빵오빠가 우리 식빵이한테 아주 콩깎지가 제대로 씌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정말 너무 예뻐요.. 이렇게 예쁜 강아지 처음봐요." 내가 식빵이를 데리고 나가면 항상 듣는 이야기였다. 이렇게 예쁜 강아지 처음본다고. 나는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실제로 식빵이 인스타 계정에는 해외 광고주들이 식빵이를 한번 광고모델로 써보려고 냅다 댓글부터 디엠부터 날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긴 했다. 그때도 난, 해외 광고주들이 죄다 사기꾼인줄만 알았다.


그리하여 오늘의 제목은 『강아지계의 장원영』 이다.



식빵오빠는 이렇게 예쁜 강아지를 두고 언니란 양반이 집에서 빈둥빈둥 소설만 쓰고 뭐하는 거냐고 그랬다. 당장 유튜브를 시작해야지 않겠냐고. 하지만, 나는 유튜브 영상 만들기를 번번히 실패했다. 식빵이가 예쁘긴 하지만 영상 속에 나오는 식빵이는 내눈에 그다지 예뻐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강아지 쇼츠도 많이 편집해서 올리던데...하루씨도 강아지 키우니 해보는거 어때요? 지인에게 이런 제안을 받았을 때도 정말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식빵이가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그냥 평범하게 건강하게만 살아줬음 하는 바람이었다. (뭐..사실 귀찮았던 게 전부이긴 했지만 ㅎㅁㅎ) 나는 유명세.. 그러니까 엄청난 인기와 인지도에는 그에 맞는 댓가가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왕관을 쓰려는자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라는 말도 있듯이. 대중의 시선을 받고 자라는 연예인이 늘 부러웠던 나이기도 했다. 나도 연예인이 되고 싶다, 인플루언서가 되고싶다. 생각 안해본거 아니다. 하지만 늘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자라는 연예인에게는 그들이 감당해야할 힘듦이 빙산의 일각처럼 숨어있는거라고 생각했다. 유명세는 좋지만 좋지 않을 때가 훨씬 많은 것 같단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유명세 하나를 얻자고 덜컥 식빵이를 내새워 유튜브를 할 순 없었다.


뭔가 거창한 이유같아보이지만, 유명세가 싫기라기보단, 안좋은 방향으로 유명세가 펼쳐졌을 때 난 그게 무서웠던 것 같다. 수많은 악성댓글과 대중의 시선들. 조그만한 실수들이 크게 화제가 되는 둥. 나는 그런 것들에 환멸했다. 그런 세상속으로 식빵이를 끌어당겨 키우고 싶지 않았다. 그저 평범하게 평범한 강아지로 늘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무서워, 유튜브를 안하고 유명세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살고.. 안가본 길에 무턱대고 겁부터 내는 건 안좋은 것이다. 그치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잘 해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영상은 휴대폰 250기가 터져나가라 매일 식빵이 영상을 찍는다. 식빵오빠와 영상을 빈번하게 공유하던 시절엔 산책영상또한 포함되어서 감당할 수 없는 수치가 되었고 오빠는 외장하드 8테라를 추가 구입해서 백업을 시키기까지 했다. 이렇게 영상이 남아도는데... 유튜브를 안할소냐. 사실 나는 이미 1600명의 구독자를 소유한 유튜버이다. 1600명까지 오면서,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좋은 일들도 있었지만, 힘든일이 훨씬 더 많았다. 그래서 유튜브를 매일 같이 올리던 때가 지나, 지금은 의식하지 않는 상태가 된 것 같다. 식빵이 유튜브를 하면 강아지계의 장원영이라서 인기가 하늘을 치솟겠지만..주인인 내가 반대하고 있다. 


식빵이는 유명해져선 안돼!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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