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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쓰는 하루 Jul 24. 2024

애교없는 강아지

나는 강아지라고 하면 늘 애교가 많은 강아지를 상상하곤 했다. 식빵이는 애교가 정말 없었다. 뽀뽀도 안해주고 재롱을 피울 줄을 모른다. 심심할 때면 만져달라는 제스쳐만 취하는데.. 주인이 어릴 때부터 교육을 안시켜서 그러나? 싶었다. 그리하여 오늘의 제목은 


『애교없는 강아지』이다. 



식빵이는 태생이 조용한 강아지였는데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잘 짖지도 않고 얌전한 강아지였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극 I 성향의 강이지랄까? 그래서 재롱같은 것도 부릴줄 모르고 지금도 뽀뽀를 해달라고 하면 피하곤 한다. 식빵이가 먼저 뽀뽀를 해줄 때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조용하고 애교도 없는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건 자신이 무서워하고 선망하는 존재인 남자어른을 만나면 달라진다. 보통은 우리 아빠이다.


식빵이는 아빠를 무서워한다. 조금도 아니고 꽤 많이 무서워하는데 아빠를 집안에서 마주치면 짖고 난리가 난다. 그치만 아빠가 식빵이를 부르거나 가까운 곳에 있을 땐 아빠에게 꼬리를 흔들고 배를 뒤집어 까면서 항복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그 모습은 하루종일 붙어있는 주인으로서 늘 있는 광경이 아니라서 처음엔 놀라웠다. 주인인 내가 봤을 땐 아빠가 무섭기 때문에 꼬리를 흔들고 항복하는 자세인 배를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었다. 식빵이겐 꽤 난감한 상황이긴 했다. ^^;



강아지가 애교가 없지만, 식빵이는 눈빛이나 얼굴표정 주인과 가까이 있으면서 취하는 자세 같은 것들로 친밀감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작업을 하고 있는 내 옆에 앉거나, 나와 눈이 마주칠 때 장화신은고양이 같은 표정을 짓는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재롱이나 애교를 부리지 않아도 충분히 주인을 향한 식빵이의 마음을 볼 수가 있었다. 


동생은 식빵이가 애교가 없어서 그냥 끌어 안아버린다. 중형견인지라, 꽤 등치도 있고 무게도 있는데 동생은 식빵이가 애교가 없는지라 자신이 먼저 끌어안고 놀지 않으면 식빵이의 귀여운 모먼트를 볼 수 없다고 했다. 요즘은 식빵이, 나, 동생 이렇게 동생 방에서 칩거중이다(??) 식빵이는 보통 동생침대에나 바닥에 누워있는 편이고 동생과 나는 서로의 컴퓨터에서 작업을 함께 하는 중이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놨겠다. 식빵이 또한 엄마가 있는 거실에 가있지 않고 동생방에 함께 와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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