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에 발자취를 남긴 그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연락했던 사이였다. 그 사건의 주인공이 나든 너든 말이다.
그런데 내가 하는 말에 비해 너는 언제나 나무보다 숲을 바라봤다.
나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꺼내는 말들에 언제나 주변을 바라보라는 조언을 했다.
냉혹하고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하지만, 그걸 내가 모를 리는 없었다. 그저 나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원할 뿐이었는데 네가 과연 그걸 몰랐을까도 의심스럽다.
어쩌면, 너는 다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나를 재미있는 사람으로만 남겨두길 원했을 수도 있다.
광대처럼, 장난감처럼 재미만을 위해 곁에 두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얼마 가지 않아 확정이 들었다.
내가 술에 취해 힘듦을 토할 때 그것도 많은 애들 앞에서 말했을 때 네가 넌지시 한마디를 건넸다.
“야. 분위기 너 때문에 다 깨졌잖아.”
그 말은 내게 큰 상처가 되었다. 네가 나를 진짜로 재미만을 위한 인간임을 추구한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래서 나도 그 이후로 내게 연락하지 않았다. 서로를 찾는 일이 줄어들고 우리 사이는 애들이 함께 모일 때 만나는 정도에 그쳤다.
만약 네가 그런 말을 뱉지 않았다면 어떨지 생각해 봤지만, 숲만 바라보는 조언에 지쳐 떨어졌을 것 같다.
적어도, 너는 내게 친구였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니 많은 씁쓸함이 혀를 맴돌았다.
나무인 나를 바라봐 주지. 그 한마디 정도 뱉는 게 그렇게 어려운지. 사람마다 놓인 상황이 다르다지만, 내면의 상극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상황만을 바라보는 네가 지쳐갔다. 어느새 우리는 간단한 연락조차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