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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Dec 26. 2021

광주 무등산 원효사에서 겨울바람과 풍경소리에 취한다!

귀에 담기는 청아한 풍경소리로 마음속엔 평화가 깃든다.


빛고을 광주 청춘 발산마을에서 무등산 원효사를 향해 달린다.

무등산 옛길 2구간을 따라 30여분 달려가면 현 위치까지 자동차로 닿는다. 

하늘엔 회색 구름 가득 드리워져 있고, 바람도 점점 드세어진다. 

12월 12일 오후, 기상예보대로 서서히 몰려드는 한파가 슬그머니 살짝 피부로 느껴진다. 

우리 눈길엔 을씨년스럽고 쓸쓸한 겨울 풍경만 덩그러니 담긴다. 




다시 차를 돌려 천천히 내려온다. 

원효사 가는 길, 소나무 뒤쪽으로 의상봉(550m)이 보인다. 

두발로 걸어 올라가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곳, 우린 그냥 이렇게 차창 문만 열고 바라본다. 

완만한 봉우리지만, 서쪽 사면 절벽은 빼어난 경관으로 유명한 곳이다. 


낙엽 떨구어낸 겨울나무 뒤로 부드러운 의상봉 능선이 보인다.


사진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 - 의상봉 (무등산권 국가지질공원) 서쪽 사면 절벽


무등산 원효사로 들어서는 첫 번째 관문, 일주문

사진에서 보이는 왼쪽 길로 자동차를 몰고 직접 사찰 앞까지 들어갈 수 있다. 

사람들이 별로 들고나질 않는 한가한 12월이어서 가능한 일일 게다.

사람들이 붐비는 계절엔 아래쪽  공용 주차장을 이용하고, 걸어 올라가는 것이 맞다. 

성수기를 피해 다니면, 요런 이점도 있지만 두발로 자주 적당히 걷는 것이 최고다.

1~2년 사이, 웬만하면 걷길 마다하는 내 모습이 12월 겨울 날씨처럼 안쓰럽구나!


짙게 내리누른 회색 구름과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무등산 바람결이 예사롭지 않다. 

한낮 기온도 오히려 내려가는 느낌이 드니, 목이 저절로 움츠려 든다. 

일부로 원효사 아래 신도 전용 주차장에 자동차를 댄다. 

돌계단을 따라 사찰로 올라간다. 

이 정도라도 걸어줘야 찌뿌둥한 몸이 제대로 작동할 것 같다. 


신도 전용 주차장에서 원효사로 오르는 돌계단길                                , 애니메이션


계단 위로 원효사 원효루가 보인다. 


원효루 앞에 서면, 대웅전이 보인다. 


대웅전 왼쪽으로 성산각이 오른쪽에 약사전이 보이고, 약사전 아래 감로전(약수)이 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 주불을 모신 전각이다. 원효사 대웅전 1980년 신축했다. 

가운데 석가모니를 모시고 좌우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보필하고 있다.


감로전과 대웅전
대웅전 풍경


대웅전 앞, 감로전 뒤에서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무등산


대웅전 앞 뜰에 핀 노란 꽃 금계국 보라꽃 사피니아



왼쪽 대웅전 처마 자락, 오른쪽이 약사전 처마 풍경이다.

무등산 겨울바람이 들고날 때마다, 풍경소리가 울린다. 

이 울림이 어찌나 청아한지, 가만히 서서 듣고 또 듣는다.

대웅전 앞뜰 감로전 약수도 쉬지 않고 흐르니, 그 물소리까지 풍경소리에 담긴다. 


귀에 담기는 맑은 풍경소리로 마음속엔 평화가 깃든다. 

회색빛 풍경도 찬란하게 빛나고

시들어가는 몸도 예전처럼 다시 강건해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행복한 순간이랄까! 

그래서 겨울바람 추위에 곱아진 손가락에 힘까지 주어가며 폰 속에 풍경소리를 담는다. 

자꾸 듣고, 계속 행복하고 싶어서!


https://www.youtube.com/watch?v=u3CdZPtpg5M   영상 자막 중, 지장전은 약사전으로 수정! 



약사전은 1993년에 건축했고, 약사여래불 탱화는 2009년에 조성됐다. 

약사여래불 좌우로 일광 월광 양대 보살이 있다. 



대웅전 앞뜰에 있는 5층 석탑, 왼쪽 감로전, 오른쪽이 무등 선원


성산각

성산각엔 독성. 칠성. 산신이 모셔져 있다. 

사찰에 들면, 많은 신들이 중생을 보듬어 품어주는 느낌이 들으니 마음까지 든든하다. 

종교 유무를 떠나 한국인이라면 이런 원형이 남아있는 채로 살아가지 않을까!?

부처야 믿는 사람들 마음속에 계시겠지만...


명부전

명부전 왼쪽으로 공사 중인 원효전 처마가 살짝 보이고, 오른쪽으로 성산각과 대웅전 처마가 보인다.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하여 염라대왕과 시왕(十王)을 모신 법당이다. 

영가들을 위한 천도재와 사십구재 등을 진행하는 곳으로 1982년에 건축됐다.


원효전

원효전은 명부전 왼쪽에 나란히 있다. 

현재의 원효전 건물은 1990년 5월에 건축되었으며, 원효성사의 진영은 세 가지 형태로 모셔졌는데, 각각 보는 방향에 따라서 다르게 조성돼 있다. 원효전 양 측면과 뒤 벽면에는 원효성사 생애 중요한 장면을 벽화로 그려놓았다고 한다. 현재 보수공사 중으로 문도 굳게 잠겨있다.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원효루 풍경은 한 폭 풍경화


범종각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5호 원효사 소장 만수사 범종이다. 이 범종은 여래상과 유곽 아래 새긴 글에 1710년 담양 추월산 만수사 종으로 만들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종을 다는 고리(용뉴)는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쌍룡으로 위에 소리를 울리는 구명(용통)이 있다. 

상대 부분에는 범자를 무늬처럼 돌렸고, 그 아래 유곽과 여래상을 번갈아 배치했다. 


명부당 뒤쪽, 소각로 오른쪽 풍경


범종각  오른쪽에  있는 소각장, 애니메이션

묵은 소각장에 필이 꽂혀있다. 

'제법 잘 지었는데!' - 혼자 중얼거리면서.

누가 에너지 관련 일하고 있지 않는달까! ^^ 

어딜 가나 에너지 관련되는 곳을 보면 혼자 집중한다. 

하다못해 소각장까지 묵의 관심을 피해 가지 못한다. 

나는 무등산 풍경과 겨울바람 소리에 취해 있고, 묵은 소각장 앞에 혼자 주저앉아 있다. 

함께 떠나도 각자 자기 취향대로 즐기며 살기!


원효루 계단을 내려서기 전, 법구경 구절을 마음 한편에 담는다.


범종각, 원효사를 나서서 담은 마지막 사진

그새 PM 2시가 훌쩍 지났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남원으로 출발을 서둔다. 

남원 광한루원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https://www.wonhyosa.org/


빛고을 광주 원도심권 - 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 청사 건물과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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