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에 넣어두고 언제나 열어볼 수 있는 작은 미술관
명화와 독자 사이에 빅쏘 이소영 작가의 따스한 감성이 연결되는 특별한 미술관이 있다.
가방 속에 넣어두고 언제나 열어볼 수 있는 작은 미술관인 셈이다.
파트별로 주제가 있는 미술관이지만, 굳이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
마음이 피곤한 날엔 Part 1을 펼쳐 들고, 누군가 그리운 날엔 Part 4를 열곤 한다.
Part 1
마음이 피곤한 날에
건강한 마음 밭 일구기_지나이다 세레브리아코바
<화장대에서> 그녀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다. 세월이 흘러가도.
화가의 빛나던 젊은 날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젊은 날을 함께 떠올려 볼 수 있다면, 이도 작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지나이다 예브게니예브나 세레브리아코바(Zinaida Yevgenyevna Serebriakova)는 러시아인 프랑스 화가.
러시아 미술 역사상 최초의 여성 화가들 중 하나이며 주로 인물화와 초상화를 많이 그렸다.
Part 2
열정을 찾고 싶은 날에
공공미술을 만나다
무심코 지나친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청계천의 '스프링' 속에서 느껴본다.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는 <스프링>을 '샘'이라고 불렀다.
내 눈에는 용수철 같거나, 다슬기같이 보이기도 했지만, 우리도 이 스프링 안에 숨어 있는 작은 샘물을 찾아낼 수 있다면, 두 귀를 열어 샘물이 퐁퐁퐁 솟아오르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된다.
서울 도심 한 복판에서 듣는 밝은 샘물 소리에 마음까지 정화되고.
클라스 올든버그는 스웨덴 태생의 미국의 조각가이다. 앤디 워홀 등과 함께 대표적인 팝아트 미술가로 일상생활에서 매우 흔한 물건을 매우 거대하게 복제하는 공공 미술, 설치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일상에서 익숙한 소프트 조각을 제작했다.
Part 3
누군가 그리운 날에
미친 듯 사무치는 그리움_이중섭
20센티미터의 작은 종이에
연필과 유화로 그린 작품, <돌아오지 않은 강> 속에 강은 없다.
창가에 한 소년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창밖으로 멀리 한 사람이 보이고...
내게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먼 곳에
그 사람은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이중섭은 한국의 서양화가.
박수근과 함께 한국 근대 서양화의 양대 거목이며, 시대의 아픔과 굴곡 많은 생애의 울분을 ‘소’라는 모티프를 통해 분출해 냈다.
대담하고 거친 선묘를 특징으로 하면서도 해학과 천진무구한 소년의 정감이 작품 속에 녹아 있으며, 그의 경쾌하고 유연한 필선의 은지화는 그 고유성을 인정받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되어 있다.
이중섭 화가의 묘지는 망우공원 사잇길, 사색의 길과 맞닿아있다.
part 4
자신감이 필요한 날에
나는 아빠의 우주다_에드먼드 차스 타벨
타벨의 그림 속에는 아름다운 부인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타벨의 아버지는 그가 2살 때 장티푸스에 걸려 세상을 떠났고, 그의 어머니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났다. 타벨은 할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그의 어린 시절이 이 그림에서 처럼 단란한 행복의 일상이었을까?
에드먼드 찰스 타벨(Edmund Charles Tarbell)은 미국 인상파 화가이다.
Part 5
혼자 있고 싶은 날에
삶이란 내가 가진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_프레데릭 레이턴
구불구불한 실타래는 우리 삶과 같다.
꼬여지기도 하고 풀리기도 하는.
우리는 실타래처럼 얽힌 이런저런 문제들을 풀어가면 살아간다.
프레더릭 레이턴은 영국의 화가이자 조각가. 역사, 성서, 고전 고대의 요소를 주로 다루었다. 1896년 화가로서는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세습 남작작위를 받았다.
집 나간 고흐의 분홍 물감_빈센트 반 고흐
고흐는 분홍빛 장미를 그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분홍빛이 사라졌다.
세월은 흐르고 모든 것은 변한다.
그림에서도 사랑스러운 분홍빛은 흐려져 있다.
미치 옛사랑의 추억처럼...
빈센트 빌럼 반 고흐는 '영혼의 화가' '태양의 화가'로 불리는 네덜란드 인상파 화가.
고흐는 작품 전부(879점 그림, 1100여 점 습작)를 정신질환(측두엽 기능장애로 추측됨)을 앓고 프랑스에서 자살을 감행하기 전 10년 동안에 그려냈다.
https://brunch.co.kr/@6fe5671e95844e0/164
현대미술을 만나다
내가 가진 슬픔이,
예술을 만나 공감될 수 있다면_박진성
'괜찮다. 괜찮다.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나도 그래. 나도 요즘 힘들어.'
<괜찮다 괜찮다> 그림을 보면, 혼자 있어도 위로가 된다.
조각가 박진성은 도시 서민의 자화상을 캐릭터처럼 전형화했다. 그는 인물의 표정과 몸짓에 내면의 순수한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을 만나면 삶에 대해 좀 더 진솔하게 다가서게 된다.
Part 6
사랑하고 싶은 날에
누구나 한 번씩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 온다_앙리 마르탱
평생 부인 마리만 사랑했던 마르탱.
그의 붓 터치는 하나하나가 끝없이 모여 전체를 이룬다.
미묘하게 다른 톤의 점들이 모여 이야기를 완성한다.
앙리 마르탱은 일찍이 파리로 나아가 장 폴 로랑스에게 사사했다. 프랑스의 화가로 신인상파의 점묘화법을 도입한 화려한 색채로 많은 인물상과 풍경을 그렸다. 그는 파리 시청사의 장식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Part 7
감성을 키우고 싶은 날에
명화는 결국
여행자의 또 다른 하루_엘리자베스 키스
1919년 3월 28일,
엘리자베스는 여동생 엘스펫 키스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그녀는 한국에 머물렀던 짧은 기간 동안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 세상에 알렸다. 아쉽게도 그녀가 담아냈던 한국의 풍경들이 정작 우리에겐 꽤 오랫동안 모른 채 존재했었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동북아시아, 동아시아의 풍속을 소재로 다양한 목판화를 남긴 영국의 여성 판화작가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숱한 그림 중에서,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것,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낼 수 있는 것, 설명할 수는 없어도 박하사탕처럼 쏴 한 감동이 밀려오는 것,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던진 의문이나 삶의 가치가 나에게 의미가 되는 것, 그런 그림을 만난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명화를 만난 것이다.” - 저자 이소영이 내린 명화의 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