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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Sep 27. 2024

가수 하림의 북 콘서트『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걸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저자 하림

한 주 전 금요일 밤엔 사나운 비바람이 몰아쳤다.

여름밤 내내 폭풍우 치던 여세가 곳곳에 피해의 흔적을 남긴 토요일 아침

하룻밤 사이 확 앞당겨진 한 계절의 고별치 곤 너무 요란했다.

금요일과 토요일 사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맹위를 떨치던 폭염이 작별 인사도 없이 스르르 자취를 감췄다.

상하(常夏)도 한철이었구나!

계속되는 계절은 없다.

성큼성큼 가을이 왔다.

계절이 바뀌니, 다시 전환점에 선 듯하다.

이젠 건강 외 크게 변할 것도 없지만...


9월 20일(금) 19:00~20:20 천안 중앙도서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림의 북 콘서트'에서, 관객들은 음악이 주는 위로를 진하게 느꼈다.



하림(본명: 최현우)은 싱어송라이터이다.

그는 피아노, 하모니카, 아코디언 등을 다재다능하게 다루는 연주자이다.

가수 하림은 공연기획자로도 유명하다.

저자 하림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러나 이날 천안 중앙도서관 북 콘서트에 등장한 하림은 작가로서였다.

작가 하림은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 그림책의 저자다.

하림의 음악은 모든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마중물'이자 '음악 노동'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림은 '국경 없는 음악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실천하는 아티스트다.

그는 '음악은 약자의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림이 진행한 북 콘서트는 '삶이 뜨거울수록 소금처럼 녹아내리던 그의 열정'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이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이날 하림은 모두 7곡을 불렀다.

그중 4곡의 영상을 짧게 편집해서 올렸다.


하림이 부른 첫 번째 곡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하림의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


하림이 부른 빌리조엘의 '피아노맨'


지난 8월 29일 하림은 페이스북을 통해, 음악 앨범 ‘우사일’ 발표와 음원사이트의 청취 가능을 알렸다. 음원 수익은 전태일 병원 건립 기금으로 전액 기부된다. 이 앨범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서울 시립청소년 음악센터가 한마음으로 50인의 뮤지션이 함께한 프로젝트다.

‘우사일’은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라는 뜻이다.

하림은 음악 노동자들의 권리를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모든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음악 노동'을 하는 행동가다.  


사진 출처: 하림의 페이스북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라는 곡은 작가 하림의 그림책으로도 함께 출간된 것이다.

하림은 충남 당진 용광로에서 산재 사망한 고 김용균 씨를 위한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곡을 만들었다.

하림은 음악을 통해 산재 사고의 경각심 고취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음악 노동자도 포함)의 권리를 위해 이 곡을 노래와 책으로 써냈다.   


하림의 '그 쇳물 쓰지 마라'



하림은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는 북 콘서트에서 만난 관객들에게도 '관계의 연'을 아낌없이 나누어주곤 간 아티스트였다.

원하는 모든 관객들과 일일이 사진 한 장 남겨주려는 그 마음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일생에 단 한 번 마주치고 만 북 콘서트장에서의 짧은 관계까지 새삼 더 귀하게 여겨졌던 건, 하림의 소통할 수 있는 음악과 그의 열린 마음 때문이었다.


가수 하림은 윤종신 조정치와 함께 '신치림' 활동을 하고 있다.

2001년 1집 앨범 [다중인격자]에 수록된 '출국', '난치병'과 2004년 2집 [Whistle In A Maze]에 담긴 '여기보다 어딘가에',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명이 부른 '사랑한 후에', 박정현의 '몽중인', '이별 후 시작', 'It's me', 'You mean everything to me'도 하림이 작곡한 곡이다.


하림은 2019년 5월,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신부와 함께 폴란드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며 결혼식을 대신했다. 두 사람은 모리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연주되는 동안 서로 결혼반지를 끼어주며 평생 함께 하기로 맹세했다. 5분 만에 끝난 결혼식이지만 영원히 기억에 남을 특별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림은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걸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도서관을 나서니, 억수로 쏟아붓는 비가 격하게 반겨주었다.

"노래는 누구도 해치지 않고, 노래는 쓰레기도 남기지 않는다."라고 말하던,

저자 하림의 목소리가 퍼붓는 빗소리보다 더 커다란 울림이 됐던 금요일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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