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만사 - 앨런 튜링

과학자 01

by 구포국수

앨런 튜링 (1912 ~ 1954)

에니그마 해독기(봄베)를 만들었을 때, 컴퓨터라고 칭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그가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린다. 선구자는 늘 그렇다. 그가 마라톤 선수가 되었다면, 한 개인으로는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앨런 튜링은 인류 최초의 해커였다. 그는 영국 정부에 의해 지명되어, 제2차 세계대전 독일의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해 낸 책임자다. 24시간마다 암호체계가 바뀌는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기계 봄베(Bombe)를 만들었다. 이 기계는 최초의 컴퓨터 메커니즘을 보여주었는데, 그래서 그를 컴퓨터의 아버지로 부르고 있다. 스티브 잡스도 그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다.


영국 정부는 종전 후 동성애자라는 사실 때문에,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당시 영국에서 동성애는 불법이어서 감옥에서 살거나, 여성 호르몬 투약을 통한 화학적 거세를 해야만 했다. 그는 체포되어 1952년 화학적 거세를 받게 되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놀라운 업적으로 세계대전을 2년이나 앞당기고, 14백만명을 죽음에서 살린 공도 고려되지 않았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했고,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담당교수가 그의 성적 지향성을 알아차리고 프린스턴 대학의 조교직을 제안했지만, 그는 애국심 때문에 영국행을 택했다. 사후 59년이 지난 2013년에야 영국 여왕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되었다.


2022년 영국 최고액권인 50파운드의 기존 제임스 와트를 대체하는 인물로 선정됐다. 그는 운동에도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한다. 만약 수학자가 되지 않았다면, 마라톤 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그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불편해, 50km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적도 있다고 한다. 튜링은 당시에는 개념도 없던 인공지능에 대한 논문도 작성했다.


그가 에니그마를 해독해 공을 세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1974년 당시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했던 사람이 영국 정부의 허락을 받고 만든 책에서, 엘런 튜링의 공적을 기록하고 나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그가 자살하지 않았다면, 인류에게 얼마나 더 큰 업적을 남겼을지는 모르겠다.


1966년부터 컴퓨터 과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이 수여되고 있다. 비운의 천재 튜링은,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AI용 GPU로 각광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13세대 아키텍처 코드 네임이 튜링이었다. 오래전에 영화 ‘이미테이션’을 분당의 한 영화관에서 가족이 같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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