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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포국수 Jul 26. 2024

#8 - Organizational Culture?

Playground for Innovation

What is Organizational Culture? – Playground for Innovation(조직문화란 무엇인가? – 혁신의 놀이터)


‘요즘 조직 분위기가 왜 이래?’, ‘우리 회사 조직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앞의 두 문장에서 조직 분위기(Organizational Climate), 조직문화(Organizational Culture)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전자는 조직의 표층적 측면후자는 심층적인 부분을 의미하죠빙산에 비유하자면 조직 분위기는 수면 위조직문화는 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번 에세이는 조직문화의 개념 및 다양한 이야기, 감사부서에서 유의해야 할 조직문화, 그리고 조직문화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겠습니다.




Horizontal / Vertical

Garage Culture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Big Tech기업들이 창업 당시 창고에서 2~3명 모여 시작되면서 이 말이 생겼죠. 이 기업들은 창업 후 유니콘/데카콘 기업을 거쳐, 해당 분야의 글로벌 거대 독점기업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Garage Culture는 미국 실리콘밸리 성공 기업의 스토리텔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등장합니다. 창고시절의 조직문화는 수평적일 수밖에 없겠죠. 창업자 포함 2~3명의 미니 회사인데, 위계적/수직적 조직문화가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아이디어와 기술로 세상을 바꾸겠다며 도전했던 기업들도 조직이 커지고 기능이 세분되면서, 수직적 조직구조와 조직문화로 변합니다. 조직이 관료화되면서 당초 그들이 내세운 혁신도 퇴색하고, 사내정치란 말도 나오기 시작하죠. 수직적 조직은 거대조직이 효율을 우선시하는 방식이지만,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지시/통제의 우려 역시 상존합니다. 현재 수직적 조직구조인 거대 기업들은 팀제를 적극 도입해, 자율과 협력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CEO가 회의 소집하기 전에 약 15개의 사전회의가 진행된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잦은 회의는 임직원들의 업무 집중도를 방해하고, 직원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되죠. 리더는 조직구조가 관료적/수직적 형태로 고착되는지 경계해야 하며, 직원들과 자신의 마음거리가 멀어지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조직문화가 지나치게 관료적이고 병폐현상이 클 경우, 감사부서는 인사팀과 Co-Work을 통해 이슈를 관리해야 합니다.


Cobra Effect

1800년대 영국 지배의 인도 델리시는 코브라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코브라 사체에 포상금을 내걸었고, 의도대로 진행되는 듯했습니다. 발 빠른 사업가들이 죽은 코브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 코브라를 키우는 농장을 만들었죠. 뒤늦게 델리시가 포상제도를 없애자, 코브라 농장주들은 코브라를 방생해 개체수가 오히려 급증했죠. 델리시는 코브라 사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코브라의 개체수를 줄여야 했는데, 잘못된 KPI와 보상으로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조직원이 무엇인가를 하는 이유와 동기를 Motive Spectrum이라고 합니다. 코브라 효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조직문화를 잘 키우려면 훌륭한 이야기꾼과 설득력 있는 편집자도 필요하지만, 조직문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올바른 지표(KPI)와 검증절차도 필요합니다. 감사부서는 조직 내에 코브라 효과가 없는지, 이런 현상을 촉발할 수 있는 잘못된 KPI들은 없는지 잘 관찰해야 합니다.


Culture Leverage

Culture는 라틴어 Cultus(밭을 갈아 경작한다)인데, 농경시대부터 같은 문화권의 사람들이 공유하고 동의하는 가치체계 규범입니다. 구성원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런 행동을 해야만 하는 것,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디게 하는 그것이 조직문화입니다. 리더는 Culture Guardian입니다. 리더십은 지렛대이고, 조직문화는 지렛목이라고 합니다. 리더는 조직문화와 전략을 잘 정렬해 높은 성과를 올려야 합니다. 리더의 말과 행동이 틀릴 경우에는, 임직원들은 그 기업이 표방하는 조직문화를 절대 믿지 않을 것입니다.


MZ세대는 최신 건물에서 나쁜 조직문화의 기업보다, 허름한 건물에서 좋은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을 택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MZ세대는 회사 건물의 외관이 주는 매력보다, 조직문화가 주는 동질감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럼, 좋은 조직문화를 갖추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는 모방되지 않으며 컨설팅업계 조사에 의하면, 조직문화 변화 시도 기업 중 70%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실패 원인으로는 리더십 부재, 경직된 조직구조, 조직문화 진단 실패 등이 있죠. 좋은 조직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나쁜 조직문화의 뿌리를 제거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공감 커뮤니케이션

회사 생존을 위해 직원들끼리 싸우느냐, 경쟁자와 싸우느냐는 그 회사의 조직문화에 달려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래전부터 내부평가의 공정성 이슈, 부서 간 소통단절 등 문제점들이 노출되며 인재들이 점차 떠났죠. 사티야 나델라가 새로운 CEO에 부임해 MS는 사업비전의 재설정, 조직원의 업무몰입 유도, 고성과 창출의 선순환을 그리며 제2의 부흥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그는 공감 리더십으로 MS를 난파선에서 멋진 우주선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나델라가 CEO로 부임하기 전 MS 내에 만연했던 사내정치, 자신만 똑똑하다는 조직문화는 외부에서 따가운 비판을 받았죠. 그는 말속의 폭력성을 제거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대화하자는 임직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말속에 숨은 폭력이라고 일갈했죠. 공감하는 대화를 위해 평가하지 말고 관찰하라, 자신의 느낌을 정확히 표현하라, 긍정적인 행동/언어로 요청하라는 대화 3원칙을 주장했죠. 실리콘밸리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개인주의 한계 극복을 공감하는 소통에서 찾았습니다.


투자은행 Goldman Sachs 직원들이 혹독한 업무환경에서도 협력하는 이유는, 회사와 자기 일에 대한 Pride 때문입니다. 이런 조직문화는 그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 모두가 프로페셔널 정신이 명확할 때만 가능합니다. 조직의 냉소주의는 암이며, 거침없이 질문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리더가 앞장서야 합니다. 우수한 직원이 바보 같은 짓을 했을 때 리더는 그것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맥락을 제대로 제공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사물의 본질을 파고든 소크라테스처럼 직원들에게 맥락을 알리고, 질문하며, 토론하게 할 의무가 리더에게 있죠.


Group Think

여성 고급 언더웨어 시장에서 팔등신 미녀(Angel)들을 등장시켰던 Victoria Secrets이 변하고 있습니다. 성을 마케팅화 한다는 비난을 받았던 이 회사는 남성위주의 이사진을 개편하고, 마케팅도 바꿨죠. 신임 CEO는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너무 느리게 대응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의 성공방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만큼 절박했기에 빅토리아 시크릿은 변신할 수 있었습니다.


집단사고는 구성원들의 강한 응집력이 오히려, 구성원들의 비합리적 사고방식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성이 존중돼야 하는데, 동질성이 강할수록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큽니다. 다른 시각을 가진 직원을 왕따를 놓는 등의 조직병폐가, 집단사고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죠. 강한 조직문화는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신념/행동의 연결강도가 높을 때,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됩니다. Historical Penetration이 높은 조직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집단사고의 징후는 이렇습니다. 자신들이 불사신이라는 황당한 생각, 외부의 경고를 합리화하며, 집단 도덕성에 대해 맹신합니다. 편견이 심해지고, 압력과 자체검열이 행해지며, 만장일치의 환상도 꿈꾸죠. 정신적 파수꾼이 등장하며, 조직 내의 모든 창의성이 말살됩니다. 빅토리아 시크릿도 이런 단계를 거치면서 큰 경영위기를 겪었죠.


위기는 기업의 존재 목적을 되돌아볼 기회이며, 나쁜 조직문화를 바꿀 타이밍입니다. 감사부서는 조직이 집단사고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과거 투자 실패사례의 Root Cause에 집단사고가 작동했는지를 분석해 임직원들에게 Lesson Learned을 전파해야 합니다.


Silicon Valley Paradox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에 도전하며, 역설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수용할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몇 가지 불가사의한 현상들이 관찰됩니다. 여유로운 것 같지만, 언제든지 행동할 준비가 된 전사입니다. 이직률이 높지만, 애사심 역시 강합니다.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협력을 중시하고, 현실을 직시하지만 긍정적인 미래를 아울러 꿈꾸죠. Netflix Culture의 핵심가치(Freedom & Responsibility)는, 실리콘밸리 조직문화의 역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조직 안에 도전적인 문화를 심어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은 목적을 가지고 질문하고, 긍정적으로 저항하며, 합리적으로 토론해야 합니다. 조직 내 내부도전이 없다는 것은, 외부의 도전에 직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죠.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모든 직원들이 반대의견을 피력할 의무(단,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가 있고, 이의제기를 권장하며 임직원들도 당연히 받아들입니다.


Impact Player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도 무게감을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해 내는 사람입니다. 이 같은 Impact Player는 도전적인 조직문화가 조성된 곳에서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Great Workplace

신문에서 GWP 발표기사를 보면 누구나 아는 글로벌 기업도 있지만, 처음 보는 기업들도 많죠. GWP 임직원들은 높은 조직 몰입도, 협력 문화에서의 심리적 안정, 일에 대한 활력이 높습니다. 조직의 활력은 새로운 지식창출 속도를 올리고, 궁극적으로는 더 높은 경영성과를 창출하죠.


GWP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장치를 가동해야 합니다. 직원 간 소통의 중심 역할을 하는 구성원을 찾아내, 구성원들과 다면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Change Agent에게 긍정적인 조직문화 개선 미션을 부여하는 것이죠. 핵심적인 일에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일에 대해서는 No.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야 합니다. 성과에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것이 조직을 유연하게 하고, 이 유연성이 더 좋은 제품 생산과 고성과로 연결됩니다. 구성원들이 이것들에 공감한다면, 해당기업은 GWP 토대가 마련된 것이죠.


Playground for Innovation

조직문화는 흐르는 강물에 비유됩니다. 회사의 현재 시점까지의 재무적 성과를 보여주는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처럼, 조직문화는 그 조직의 축적된 경험입니다. 조직문화가 명확할 경우, 자발적인 융통성 발휘도 가능합니다. 더 좋은 성과창출, 전략과 더불어 조직원들이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조직문화가 좋습니다.


루이스 거스너 IBM 전 CEO는 부임 후 1년간 IBM을 관찰한 뒤, 양복정장 문화를 전격 폐지했다고 합니다. 그는 IBM의 성과창출 측면에서 양복이 걸림돌이라고 판단한 것이지요.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하는 것은, 직원들이 일을 통해서 더 큰 성과를 내도록 혁신의 Playground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조직문화가 좋다는 것은 혁신과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와 직결됩니다. 조직문화와 혁신은 분리된 두 가지의 실체가 아닙니다.


Fire Watcher

러시아의 인공위성에 화들짝 놀란 미국이 NASA를 만들었죠. 인간을 세계최초로 달에 보내겠다는 원대한 꿈을 제시하면서 유인 달 탐사, 우주 정거장에 셔틀 비행선도 보냈습니다. 그런데, 외계탐험 위성 PJT를 총괄하던 NASA가 점차 관료화되었습니다. 큰 위험을 감지했던 엔지니어들의 의견이 묵살되며 1986년 챌린저 폭발(연료누설 방지 링 결함), 2003년 컬럼비아호 공중분해(파편충돌로 내열타일 손상)의 비극이 발생했죠. 위계조직의 무게에 눌려, NASA가 침묵을 선택했던 결과입니다. 실패 교훈을 되새기지 않으면, 위기는 다시 발생한다는 원칙을 당시 NASA가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불이 꺼지지 않으려면 부채질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듯이, 훌륭한 기업문화를 유지하려면 유능한 감시인(관리자)이 필요합니다. 조직에서 나쁜 패러다임이 굳어지게 되면 부조리가 발생해 변화가 어렵고, 조직문화 관리도 실패합니다. 리더들이 Fire Watcher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조직문화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원인분석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조직문화는 현업의 혁신활동과 프로세스 개선을 포괄한 일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One more thing! – Audacious Vision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할 일을 나눠주고, 일을 시키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갖게 하라.”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가 한 말입니다. 과거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창업 당시 맨몸으로 부딪혀야 했기 때문에, 바다를 이야기할 겨를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북 치고 장구 치는 사람 숫자가 한 테이블도 채우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스타트 업에게 이 말은 사치일 수 있죠. 이 표현은 어떤 기업에 필요할까? 저성장기에 저 성과를 마주한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점들을 타개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기업들은, 이런 담대한 비전과 View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Garage Culture에서 출발했던 미국 Big Tech기업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웅변해 줍니다. 그들은 아이디어와 기술만을 가지고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담대한 꿈을 꾸었던 현대판 Entrepreneur입니다. 그 꿈 보다 더 큰 성과를 달성했고, 그들의 담대한 비전은 임직원들에게 주술처럼 작동해 업무에 몰입시켰죠.


스타벅스는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 한 분의 고객, 한 잔의 음료, 우리의 이웃에 정성을 다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 가게가 이런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마치 성당을 지을 때, 벽돌공이 “신을 위한 전당을 짓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는다.”는 마음자세와 같습니다. 임직원의 열의를 끌어내고 제대로 평가/보상한다면, 그 회사는 조직문화의 Best Practice가 아닐까요?


월급 루팡, 멘토링, 회의문화, 휴가문화, 워라밸 등은 조직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며, 그 회사의 성과와 혁신의 밑바탕이기도 합니다. 이들 요소는 어느 조직에서나 논의되지만 조직문화가 좋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성과가 높은 곳과 나쁜 곳은 엄연히 구분됩니다.


하계휴가철입니다. 충분히 쉬시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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