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32
앤디 그로브 (1936 ~ 2016)
초창기 실리콘밸리의 큰 형님에서 인텔 인사이드까지, 인텔과 실리콘 밸리의 스피릿을 만들었다.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하며 전략적 변곡점을 스마트하게 통과했지만, 다시 경영환경이 어렵다. 이제 다시 전략적 변곡점을 지나야 한다!
앤디 그로버 인텔 前 CEO는, 실리콘밸리의 전설로 남은 위대한 경영자 중 한 명이다. 헝가리에서 유태인으로 태어나, 홀로 코스트와 병으로 인해 4살부터 청력의 대부분을 잃었다.
1956년 소련 군대가 헝가리를 침공하자, 그는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의 손에 쥐어진 20불이 전부였다. 미국에서 친척들의 도움으로 학비가 무료인 뉴욕시립대학을 거쳐, UC버클리의 화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반도체 회사인 페어차일드에 입사했다.
당시 페어차일드에서 같이 근무했던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가 1968년 인텔을 창업할 때, 3번째 멤버로 합류했다. 그는 1987년부터 인텔 CEO, 1997년부터는 회장으로 일했다.
그는 회사의 주력사업을 메모리칩에서 컴퓨터용 마이크로 프로세스로 변경했다. 일본 기업들이 메모리사업에 참여해 인텔이 큰 손실을 내자, 당시 CEO였던 고든 무어를 설득해 그가 사업 구조조정을 했다. 주력제품인 메모리 공장 폐쇄와 8천명을 해고했지만, CPU는 M/S 80% 이상을 차지해 시장을 독점했다.
그로브는 이 과정을, 자신의 길고도 고통스러운 '전략적 변곡점'이었다고 회고했다. 기업이 위기 시점에서 변곡점 위로 상승곡선을 그리면 기업은 살고, 아래로 떨어지면 죽음의 계곡으로 빠진다는 이론이다.
그는 “성공은 만족을 낳고, 만족은 실패를 낳는다. 과거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는 순간, 미래 생존근거를 잃게 된다. 항상 긴장하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라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는 2016년 앤디 그로브의 죽음에 “나는 앤디 그로브와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 중 한 명이었다.”라고 추모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복귀 여부를 두고 고민할 때, 자신의 비즈니스 멘토였던 그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잡스는 그의 조언에 따라, 당시 난파선이던 애플에 다시 올라타 방향키를 잘 잡았다.
그로버가 인텔의 회장이 되던 해에, 타임지는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는 늘 이런 말을 했다. “역경은 당신에게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을 생각하게 할 용기를 준다.” 정말 그는 그렇게 살았다.
그의 전략 변곡점 이론을, 내가 글을 쓰면서 참고했던 적이 있다. 나에게 큰 영감과 인사이트를 줬던 용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