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 온 지 꽤 시간이 흘렀어. 오늘은 피곤함이 몰려와 오후 1시까지 잠을 자다 친구가 깨워서야 간신히 숙소를 나섰어. 원래는 하루를 부지런히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그냥 흐르는 대로 두기로 했거든.
지금 나는 핑강을 바라보는 카페에 와 있어. 시선은 유리창 너머에 둔 채 멍하니 카페 의자에 앉아 있지.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오후, 물길을 따라 내려오는 작은 뗏목이 보여. 노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그 뗏목에 앉아 노를 저어 가고 있어. 강렬한 햇빛을 온몸으로 맞으며 힘껏 노를 젓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뭔가를 열심히 해내려는 내 모습과도 닮아 있었어.
그런데, 잠시 후 그 옆으로 호텔에서 제공하는 작은 보트가 유유히 지나가. 여행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편안히 앉아 강 위의 경치를 즐기고 있어. 한쪽은 온 힘을 다해 노를 저어 가고, 한쪽은 아무런 수고로움 없이 그저 물살을 따라 흘러가고 있어. 그 상반된 모습에 나는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어.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어. 저 보트를 타는 사람들은 지금 과연 어떤 마음으로 강을 건너고 있을까? 노를 젓지 않고도 갈 길을 편하게 가고 있지만, 어쩌면 열심히 땀 흘리는 저 노부부의 뗏목보다 덜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반대로, 햇볕 아래에서 노를 젓는 저 뗏목은 단순히 편안함은 아니지만, 거기엔 뭔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 노를 저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고단한 뗏목이지만, 그들만의 의미로 채워져 있는 것 같았거든. 어쩌면, 편안히 누워 흘러가는 것보다 자신만의 리듬으로 천천히 강을 가로지르는 것이 더 진정한 재미일지도 모르니까.
그 모습을 보며 내 여정을 다시 돌아보게 됐어. 치앙마이에서 나는 과연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는 걸까? 편안히 흘러가고 싶은 마음과, 나만의 의미를 더하고 싶은 욕심 사이에서 또 다른 강물 위를 건너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핑강 위의 그 두 배는 나에게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나 단순히 흘러가기만 하는 게 다는 아니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어.
인생은 나의 노를 잡고 편안히 물결을 따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라는 걸 명심하고 오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