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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들 Aug 04. 2024

Sala de Despiece

뻔하지 않은 모던 타파스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식당을 처음 발견한 것은 정말 우연으로, 길을 걷다가 '여긴 대체 뭐지?' 싶은 외관에 시선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박스처럼 독특한 외관을 특징으로 하는 이곳은, 내부 또한 식당이라기에는 좀 어색한데 싶은 느낌을 준다. 옛 정육점을 본뜬 형태로 만들었다는데, 그래서 메뉴판 또한 정육점 주문서에 가까운 독특한 형식으로 흥미로운 모습이다.


메뉴판이 난해하거나 뭘 시켜야 할지가 애매하다면 코스로 제공해 주는 menú도 있지만, 코스에 포함되어 있는 음식 중 취향이 아닌 것이 있거나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메뉴 중에 흥미로운 요리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가급적이면 타파스바의 취지에 좀 더 적절하게 이것저것 골라서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종업원들 또한 전반적으로 영어를 잘하는 편이라, 메뉴 추천을 받아 적절한 조합으로 주문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티초크, Rolex, 그리고 chuletón

식당에서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독특하게 튀겨내 아보카도 크림을 살짝씩 얹어주는 아티초크 요리,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로 스페인의 베이컨인 판세타(panceta) 위에 계란 노른자와 푸아그라를 얹어 말아주는 Rolex, 소고기 카르파쵸에 트러플을 넣어 돌돌 말아주는 chuletón cenital 등으로, 볼거리와 함께 즐거운 미식적 경험을 제공한다.


반으로 나누어 서빙해 준 Rolex

식사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서버들의 전문성은 특히 각각의 요리를 내어 오는 방식과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두드러졌는데, 돌돌 말아내는 과정을 서빙하는 과정에서 보여준다든지, 날것을 못 먹는 사람의 경우 chuletón은 따로 구워내주는 등의 세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토치로 구워주는 장어요리 anguila. 우리에게는 예상 가능한 익숙한 맛이다.

테이블은 전부 바 스툴의 형태에 가깝고 공간이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함께하는 자리보다는 두 명에서 세명 정도까지가 대화나 경험을 즐기기에 좀 더 적합할 것이라 생각된다. 바 자리에 앉을 경우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준비 중인 다양한 식재료나 셰프들의 모습을 보다 가까이에서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두 지점 다 시내 중심부에서 멀지 않지만, 식당이 크지 않은 편이니 방문 전 예약은 필수.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잘 살려내는 모던 타파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고려해 보시길.


Sala de Despiece https://www.saladedespie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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