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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로 Nov 08. 2022

신입사원 = 욕 저금통?

신입사원 질문하는 법

"상사란 놈들은 찰떡같은 질문만 좋아한다. 개떡 같은 질문에 답해줄 만큼 좋은 상사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by. 스로-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오전 회의가 상사의 샤우팅으로 시작됐다. 출근하자마자 짜증으로 하루가 시작됐다. 오후 일이 잘 될 리 없다. 막상 욕은 먹었는데 뭘 잘못한지 모르겠다. 이후로 팀장은 하루 종일 내 말에 짜증만 낸다. 그만둘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내가 신입사원 때 자주 겪던 일이다. 질문하는 법이 따로 있나? 생각하게 했다. 신입사원, 사회 초년생들은 이런 일을 자주 겪는다. 뭘 잘못한지 모르고 욕을 먹는다. 상사는 질문만 하면 짜증을 낸다. 자신감은 떨어지고 회사에 대한 충성스러운? 마음도 줄어든다. 


첫 회사 팀장은 다혈질에 무슨 말만 하면 짜증을 내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 밑에서 4년을 일하니 결과적으로 어떤 상사를 만나도 질문을 잘하게 됐다. 한번 입 밖으로 나간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어 신중해졌고 질문의 수준도 높아졌다.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회 초년생과 신입사원을 위해 글을 써본다. 질문하는 법에 대해 따로 알려주는 상사는 없다. 


당신의 연봉과 수명을 지키기 위해 이 글은 필요하다. 좋은 질문은 긍정적인 답을 받는다 -> 욕을 덜먹게 된다 -> 조금씩 인정받는다 (역량도 높아진다) -> 연봉이 오를 확률이 높아진다. (좋은 질문은 상사와의 관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동종 업계 6년을 넘게 일하면서 질문하는 법에 대한 개인적인 노하우를 공유한다. 도움이 되는 게 있으면 한다. 





1.  질문은 타이밍! 지시받았을 때 질문해라. 개인적 생각도 함께 말해야 한다. 


상사가 당신에게 지시한다. "회의 자료 정리해서 오늘까지 보고해" 신입 사원인 당신은 어떤 내용을 넣을지 어쩔 줄 몰라 하다 퇴근 전 엉뚱한 회의록을 올린다. 상사가 원한 내용이 없어 칭찬 대신 육두문자가 귀에 박힌다. 이런 과정은 신입사원이라면 당연히 겪는다. 상사에 성향에 따라 어떤 내용으로 정리할까요?라고 질문해도 욕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신입사원이다. 신입사원에 대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다. 


지시했을 때 "이번 회의 자료 내용은 어떤 목차로 준비해 볼까요? 자료에 꼭 들어갈 내용은 이 내용인 것 같은데 제가 잘 이해했나요?" 정답은 아니지만 이런 식의 질문은 분노 게이지를 낮춘다. 반대로 상사의 화가 두려워 질문하지 못한다면? 일이 잘되면 모르겠지만 잘못되면 샤우팅과 야근이 나를 기다린다.


시간이 지난 질문에 상사는 "왜 그때 물어보지 지금 물어봐?, 내일 아침 보고해야 하는데 언제 수정하냐?"라고 화를 낼 것이다. 질문은 상사의 성향 파악에도 도움이 된다. 욕먹기 싫다면 질문의 방향을 바꿔가면서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지시했을 때 질문해야 한다.


쉬운 예로 비싼 옷이 있다. 무조건 드라이를 맡겨야 한다. 근데 엄마가 당신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세탁기에 옷을 돌린다면? 딱 봐도 드라이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화를 내지 않을까? 먼저 물어보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질문해선 안된다.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지시받았을 때 궁금한 점을 바로 질문해야 한다.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식고 맛이 없다. 시간이 지난 질문은 오히려 상사의 뇌를 뜨겁게 만든다. 




2. 질문할 땐 핵심에 대해 물어봐라. 


1) 지시한 업무가 어떤 일에 필요한지 질문한다. 모르는 일을 시켰을 때 이 일은 어떤 고객이나 상사에게 보이는 업무인가요? 제일 좋은 결과는 어떤 결과인가요? 가장 좋은 결과의 예시가 있나요? 


받은 업무에 대해 어떤 결과가 필요한지 모른다면 그 일은 잘못될 가능성이 높다. 주어진 업무에 고객은 누구며 가장 좋은 결과가 어떤 방향인지 물어봐야 한다. 


2) 필요한 최대 일정을 물어야 한다. 당장 내일까지 하라는 업무가 다수지만, 그래도 며칠의 기간이 필요한 업무가 있다. 상사는 당신의 스케줄을 전부 알 수 없다. 다른 업무로 인해 일정이 지연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일정을 묻고 조율이 필요한 부분은 해야 한다. "무조건 알겠습니다"라는 답변도 좋지만 놓치는 것보단 조율하면서 혼나는 게 낫다. 


보통 빨리 해와라고 하지만 그 빨리 가 언젠지 모른다.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묻기 어렵다면 내일 오후까지면 괜찮을까요?라고 제시하면서 묻는 것도 방법이다. 




3. 모르는 걸 질문할 땐 모아서 한 번에 해라. 


질문을 쉴 새 없이 하는 후임이 있었다. 한두 번은 좋게 대답했지만 바쁠 때 따라다니면서 질문하면 사람인지라 화가 난다. 상사의 시간을 존중해야 한다. 당신은 급한 마음에 질문하겠지만 상사는 당신의 일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르는 내용은 모아서 한 번에 질문해라. 나름 질문하는 시간을 정해라. 상사를 관찰하다 보면 그래도 상사가 여유로운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을 찾아 질문하고 한 번에 해야 한다. 그런 시간이 안 보인다면 "뭐 도와드릴 일 있을까요?"라면서 접근해라. 일은 생길지 모르지만 집중하고 있거나 바쁠 때 오히려 없다고 말할 확률이 높다. 도울 일이 있었으면 진작에 불러서 시켰을거다. 그러고선 그럼 혹시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하면서 물어볼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질문하기보다 자료도 찾고 조사도 해보고 물어봐야 한다. 바쁠 때 물어보면 "폴더 찾아봤어? 네이버에 검색해 봤어?라고 역정을 낼지 모른다. 부모님이 내 양말이 어디 있는지 항상 알고 있듯 상사도 마찬가지다. 




4. 일 잘하는 사람의 질문은 다르다.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 잘하는 사람은 위에 설명한 모든 걸 지킨다. 그리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질문을 하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와 질문을 했을 때의 리스크를 구분할 수 있다. 질문하기가 어렵다면, 했을 때와 안 했을 때 어떤 게 문제가 큰지 생각해야 한다.




5. 어떤 사람에게 질문하든 겸손한 태도로 물어봐야 한다. 


질문에 답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내준다. 그 사람의 답변이 틀렸다 해도 상사의 생각을 듣는 시간이니만큼 배우고 존중해야 한다. 상사가 꼭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는 없다. 제일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 맞선임일 가능성이 높다. 따지고 보면 맞 후임은 맞 선임의 경쟁자다. 


언제 이 사람이 커서 자신을 밟고 올라갈지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시간을 내어 답을 해준다는 것에 감사하고 겸손한 태도로 대해야 한다. 그리고 상사가 말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캐치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사를 만날 때는 적을 것이 있든 없든 항상 노트를 들고 다녀야 한다.




사실 질문하는 법에 대한 기준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하는 법을 알려주는 상사도 없다. 상사에 따라 입맛에 맞춰 질문하는 게 가장 좋다. 질문은 역량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문하는 과정에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이 업무 능력과 연결된다. 




질문을 두려워하지 말자. 질문은 상사와의 관계를 만드는 다리 역할을 한다. 상사가 화내는 과정 또한 상사와 친해지는 과정이다. 다음번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개선하면 된다. 질문을 하지 않고 알아서 척척해낼 수 있는 사회 초년생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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