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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묵히 Feb 19. 2024

재주가 많으면 좋을까

‘열 가지 재주가 있는 사람이 밥 빌어 먹는다’는 옛말이 있다. 처음 들어보는 낯선 말일 수도 있다.


재주가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가진 게 많아서 상대적으로 기회가 여러 번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저런 옛말이 나온 걸까.


재주가 많으면 어느 것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이 될 것 같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잘하는 게 여러 가지가 있으니 하나를 선택하기 아쉬운 것이다.

또 한 켠으로는 이것을 잘 해내지 못해도 다른 재주가 있으니 그거에서 길을 찾으면 된다는 생각도 있을지도 모른다. 즉, 재주가 많다는 것은 양날의 검을 쥐고 있는 것이다.


재주가 많은 것은 분명 장점이지만 이 장점이 내 인생의 축복으로 남으려면 한 가지를 선택해서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재주가 많다는 것이지 그 재주를 전문가 수준으로 잘한다는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잘하는 재주가 많은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필자 주변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지금 하는 것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는 사람이 있다. 할 줄 아는 게 없다는데 다른 사람이 볼 때 그 사람은 누구보다도 할 줄 아는 게 많다. 다방면에서는 재주가 없을지 모르지만 본인이 선택한 영역 안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점점 더 요구하는 요즘 시기에 한 가지 일에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는 것이 재주를 여러 가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신은 공평해서 누구에게나 한 가지의 재주는 주었다. 그 재주가 지금 시기에 안 맞는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인데 내 유일한 재주가 언제 어떻게 쓰일지 알겠는가. 

재주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방황할 때 내 한 가지 재주에 두 발을 모두 담그고 깊이를 만들어보자. 

때가 왔을 때 세상이 먼저 나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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