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쏘아올린 의학적 논란
얼마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아이의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타이레놀은 우리가 감기 몸살이나 두통이 있을 때 쉽게 찾는 약이고,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왔던 약입니다. 그래서 이 소식을 들은 많은 부모님들이 “나도 먹은 적 있는데 괜찮을까?” 하는 불안을 느끼셨을 겁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사실일까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발달장애입니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기서 유전이란, 부모에게서 전달되는 유전자보다는 유전자 변형에 의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더 크게 얘기합니다. 여기에 임신 중 감염, 고열, 조산, 저체중 출산, 산모의 대사질환(비만, 당뇨병)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위험이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자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약물이 직접적으로 자폐를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현재로써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구에서는 임신 중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산모의 아이에게서 자폐나 ADHD가 조금 더 자주 발생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 때문에 대중과 학계에서 관심이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위험 증가 폭이 크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위험비는 실제로 임상적인 의미가 유의미하게 크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둘째, 연구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랐습니다. 특히 형제끼리 비교하는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결국 산모가 타이레놀을 복용하게 된 이유, 즉 발열이나 염증 같은 상황 자체가 자폐 위험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셋째, 산모의 복용량이나 시기, 빈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연구에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결만으로 타이레놀이 자폐를 유발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이번 발언 이후 여러 전문가 단체들은 “현재까지의 연구는 일관성이 부족하고 인과관계를 증명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임산부가 약 복용을 무조건 피하다가 필요한 치료를 놓치게 되는 것이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외부 뉴스에 의한 불안에 흔들리지 않고,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서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기다리며 임신 기간을 보내는 시간은 설레면서도 많은 걱정이 함께합니다. “이건 괜찮을까?” “혹시 무슨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끝없이 이어지지요. 그렇기에 이번 타이레놀과 자폐 논란이 더 크게 다가오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학적 근거를 종합해보면, 타이레놀과 자폐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연구 결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기도 하고, 여러 교란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해석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불안해하지 마시고, 몸에 이상이 있거나 약을 복용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꼭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두려움이 아닌 근거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판단을 하는 것이 아이와 부모님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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