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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의 압박 1

김희주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자신의 척추가 얼마나 휘어가고 있는지를 관찰 “당 했다.” 그녀는 “엑스레이 뒷면에 불이 켜지면 반달 모양의 각도기와 볼펜”을 든 흰 가운 을 입은 아저씨들이 자신의 동의 없이 몸을 만지면서 알 수 없는 말을 들어야 하고 그 사진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언제나 무서웠다고 기억한다. 엑스레이를 통해 자신의 몸 안 에 있는 “구부러진 척추”를 보는 것은 그녀에게 “현실”을 마주하는 일이었다. 병원에서 이루어진 진료의 과정들은 김희주에게 그녀의 몸은 “이상하고” 그래서 남들과는 다르다 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시간들이었다. 


한국에 방문하는 겨울에는 항상 병원 예약이 잡혀 있었다. 오랫동안 진료실 밖 의자에 앉아 있다가 들어갔는데, 나는 의사 선생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울 것 같았다. 엑스레이로 보이는 나의 척추는 언제나 매우 휘어있었고, 내가 들었던 것은 매번 점점 더 안 좋아지 고 있고 몇 도씩 휘어간다는 이야기들뿐이었다. 진료실을 나오면 나는 아무 말도 하고 싶

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는 집에 오는 길에 매번 백화점에 들러서 내가 좋아하는 초콜 릿을 사주시면서 내 마음이 풀리기를 기다려주셨다. 나는 그 시간과 공간들이 생각나는 공기의 냄새나 바람의 느낌을 주는 계절이 되면 여전히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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