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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Sep 19. 2020

'이사'가지 않고 '이사'가 되었습니다.

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를 맡으며..

이사를 갈까 고민중이기는 하지만, 그 이사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사가 되었습니다.


** 이사 [理事] : 법인의 담당 사무를 집행하는 직위


올해 코로나 19로 온라인 화상 수업을 새롭게 시작하게 되어 그 교육과정 마련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기사 쓰기도 잠정중단 상태이고....

[대갈장군이어도 좋아 / 여우고개], [재명아, 기본소득이 뭐야? / 여우고개]에 이은 세 번책 책 제안을 받고도 머릿속에서만 맴돌뿐 글로 토해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기본소득 논의가 한창인 이 시국에 그냥 꿀먹은 벙어리마냥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뭔가 새로운 감투(?)를 쓴다는 것이 여간 부담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지인 + 술 + 아무일 안해도 괜찮아라는 거짓부렁...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덜컥 수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희망의 책 대전본부'는 오래 전 모퉁이어린이도서관을 할 때부터 알고 있던 곳이었고, 직간접적, 간헐적으로 여러 일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이사 수락을 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그 동안 올해의 '우리 대전 같은책 읽기' 선정 도서인 '이상한 정상가족' 선포식도 있었고, '얼토당토'라고 한 달에 한 번 대전지역 독립서점을 돌며 토론회를 하고 그 모습을 페이스북과 줌 등을 통해 생중계하는 활동을 했지만 그냥 잠시잠깐 짬을 내어 참여했을 뿐이어서 진짜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러다...어젯밤 9시 ~ 12시까지 무려 3시간에 걸친 온라인 이사회에 참여하면서...'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가 되었음을 실감했습니다..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올 가을 예정되어 있던...'북 페스티벌'을 코로나 19 상황에서 어떻게 치룰 것인가 논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튀어 나왔고, '희망의 책 대전본부'란 어떤 조직이어야 하는가? 독서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은 무엇인가? 등 답을 찾기 어려운 근원적인 질문과 어우러져 여러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첫 회의의 여파인지 밤에 잠을 자면서도 그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을 몇 번이나 깨서 메모장에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적어두기도 하고..


그렇게 한 조직의 일원으로 머리가 셋팅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코로나 19 시대 온라인 북 페스티벌을 진행하기로 했고..


도서정가제로, 코로나 19로, 책을 외면하는 사회 현상 등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립서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독서동아리의 발굴과 격려에 촛점을 맞춰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의 '북 페스티벌'을 개최하자는데 합의를 했습니다.


결국은 그 일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이사로 참여하고 계신 분들이 다들 각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바쁜 분들이어서 과연 제대로 일이 진행될지 서로들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강신철 이사장님의 말씀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가한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 오히려 일 진척이 안된다..바쁜 사람이 일을 맡아야 더 일이 신속히 진행이 되는 법이다.'


그런 낙관적인 마인드가 있으니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결국 나쁘게 표현하면 누군가의 시간과 영혼을 갈아넣는 일이겠지요..


그렇지만...그 시간과 영혼을 갈아 넣어 '책읽는 도시 대전'이라는 성과를 낳는다면 그 또한 의미있고, 기쁜 일 아니겠습니까?


그러하니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이사를 맡아 시간과 재능을 내어 봉사를 하는 것이겠지요..


많은 시민사회단체 분들이 그러고 계시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시간과 영혼을 갈아넣는 다수의 분들은 가려지고...


시민사회단체 마저 기득권을 향유하는 곳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분위기가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며, 또 다른 깊이 있는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렀네요..


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독서교육을 하면서 갖고 있던 여러 고민과 자원을 사용하여 대전에 독서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온라인 북 페스티벌'과 관련하여 다양한 아이디어 부탁드립니다.


결국은 집단지성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이사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http://www.djbook.or.kr/main?command=login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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