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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Mar 15. 2024

시민덕희

보이스피싱

나도 당할 뻔 했다. 

어느 날 밤. 우연히 컴퓨터 사용을 하는 데, 금융감독원 화면이 떴다. 

아무 키도 작동하지 않았다. 

난 당장 일을 해야 하는데.

통장 번호와 비번을 찍으라는 거였다. 

문제는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짜증난 난, 통장을 찾으러 일어나는 순간, 아차 했다. 

작업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냥 파워를 길게 눌러 컴퓨터를 강제 죵료했다. 

그리고 다시 켜니. 화면은 사라졌다. 

하마터면 그나마 없는 돈까지 다 날릴 뻔했다. 

아내한테 욕은 또 얼마나 먹었을까?

(이런 놈들을 숨 방망이 처벌하는 정부는 지탄 받아야 한다)

내가 경찰을 만나봤는데, 라미란이 욕하던 영화 속 경찰이 더 친절하고 성의있다. 


솔직히 별로 재미없다. 

마지막, 조직 보스와 라미란이 싸우는 장면은 어이 없다. 

한국 영화의 상투적 트루기다. 

웃기고 울리고 싸우고. 

보는 내내, 영화가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배우들은 연기를 잘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바로 젊은이들이다. 

취직할 곳이 없이, 속아서 보이스피싱 직원이 된다. 

거의 노예댜. 

그들의 절망이 느껴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지방의 대학, 또는 인문계열을 나오면

사회가 선망하는 기업에 갈 확률이 적다. 

그럼 평생 가난하게 살다, 죽는 거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다. 

삶을 채우는 건 어차피 나니까.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다. 

근데 경험상, 이런 사람들이 저런 행동을 할 확률은 거의 없다. 


내가 더 낫지도 않은데, 

영화 속 젊은이들을 보는데, 마음이 아려왔다. 

희망이 없다. 

정말 윤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들이 부잣집에 다시 태어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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