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보이스피싱

by 히비스커스
캡처.PNG

나도 당할 뻔 했다.

어느 날 밤. 우연히 컴퓨터 사용을 하는 데, 금융감독원 화면이 떴다.

아무 키도 작동하지 않았다.

난 당장 일을 해야 하는데.

통장 번호와 비번을 찍으라는 거였다.

문제는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짜증난 난, 통장을 찾으러 일어나는 순간, 아차 했다.

작업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냥 파워를 길게 눌러 컴퓨터를 강제 죵료했다.

그리고 다시 켜니. 화면은 사라졌다.

하마터면 그나마 없는 돈까지 다 날릴 뻔했다.

아내한테 욕은 또 얼마나 먹었을까?

(이런 놈들을 숨 방망이 처벌하는 정부는 지탄 받아야 한다)

내가 경찰을 만나봤는데, 라미란이 욕하던 영화 속 경찰이 더 친절하고 성의있다.


솔직히 별로 재미없다.

마지막, 조직 보스와 라미란이 싸우는 장면은 어이 없다.

한국 영화의 상투적 트루기다.

웃기고 울리고 싸우고.

보는 내내, 영화가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배우들은 연기를 잘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바로 젊은이들이다.

취직할 곳이 없이, 속아서 보이스피싱 직원이 된다.

거의 노예댜.

그들의 절망이 느껴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지방의 대학, 또는 인문계열을 나오면

사회가 선망하는 기업에 갈 확률이 적다.

그럼 평생 가난하게 살다, 죽는 거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다.

삶을 채우는 건 어차피 나니까.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다.

근데 경험상, 이런 사람들이 저런 행동을 할 확률은 거의 없다.


내가 더 낫지도 않은데,

영화 속 젊은이들을 보는데, 마음이 아려왔다.

희망이 없다.

정말 윤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들이 부잣집에 다시 태어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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