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어쩔수가없다

by 히비스커스

현실도 아니고, 꿈도 아닌

이상한 영화다.

물론 이런 영화가 없는 게 아니다.

사실 많다.

근데 더 세다.

아마 미장센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예상만큼 지루하진 않았다.

기대만큼 재밌지도 않았다.

하지만 고추잠자리 씬은 정말 웃겼다.


이 영화는 나에게 재밌을 수 없다.

나이 때문이다.

만수의 아픔, 절망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순간에, 누군가의 결정으로

안락했던 인생이 파괴된다.

어쩔수가 없다.

세상이 사회가 그렇다.


그가 경쟁자들을 차례로 죽이는 건

오히려 감흥이 없었다.

가족을 지키려 몸부림치는 게

감동이었다.


가난해지면, 이혼한다.

이혼한다고 가난에서 벗어나는 게 아닌데

이혼한다.

바람펴서 이혼하는 경우보다

파산해서 이혼하는 경우가 더 많을 거 같다.

이건 실제로 봤기 때문에 확신한다.


우린 어쩌면 너무 오래 사는 지도 모르겠다.

한때 난 자연인이 되고 싶었다.

처가 소유의 시골집에 내려가 살까도 정말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농사를 너무 우습게 보고 말이다.

사실 내가 원하는 건 숨만 붙어 있는 삶이었다.

그만큼 그때는 힘들었다.

재판에서 지고, 돈을 태우고

자책하고.

아마 내가 살아 있게 한 유일한 이유는

아내가 날 탓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가끔 돌려 말하긴 했다.

왜 떨쳐내지 못하느냐고

왜 자기 말을 듣지 않았냐고

대한민국, 판사는 당신이 생각하는 거와 다르다고.


난 말한다.

어쩔수가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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