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브랜드 굿즈 상품화 공모 시상식

2026년 4월 3일

by HWP

서울이라는 이름을 달고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묵직한 일이다. 그 도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브랜드 굿즈 상품화 공모에서 약 250여 개 업체, 500개가 넘는 아이디어 중 1차로 90개에 선정되어 표창을 받았다. 숫자로 보면 단순한 통과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서울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되뇌며 디자인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사실 더 중요한 관문은 그다음이었다. 3월 중순까지 시제품을 완성해 2차 심사를 받아야 했지만, 설 연휴와 삼일절 연휴가 겹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빠듯한 일정이 되어버렸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억지로 결과물을 내는 것이 과연 맞는 선택일까 고민했다. 결국 나는 ‘완성도’ 쪽을 택했고, 일정은 맞추지 못했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후회는 없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기준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인지 스스로 더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속도를 위해 방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것.

그래도 손에 쥔 것이 있다. 서울시 로고를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는 단순한 인증을 넘어, 실제로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 공모전은 끝났지만, 오히려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언제나 현실적인 부분, 자본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있다고 해서 바로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 유통, 재고, 마케팅까지 생각하면 ‘만들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다.

오히려 지금이 더 흥미로운 구간이다.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로 끌어낼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내놓을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창작처럼 느껴진다. 작게 시작할 수도 있고, 협업을 통해 확장할 수도 있다. 방법은 분명 하나가 아닐 것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담은 나만의 굿즈. 아직은 종이 위의 디자인에 가깝지만, 언젠가는 누군가의 손에 들려 일상 속에서 사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순간,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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