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밤

17년만의 이사, 그 전날

by 지니샘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이제 저 이 집에 가는 마지막 날이에요” 며칠전 혼자 잠 자려다 며칠 안남은 이사 생각에 또르르 눈물만 흘렸더랜다. 인생에서 가장 오래 살았던, 최아빠 박엄마의 17년산 집을 떠난다. 여기에 이사 오기 전, 17년 전 동네로 돌아간다. 생활권이 아예 달라져서 지금 이 동네에 오지 못할 미래가 보인다. 그게 슬프다. 지금 보고 있는 모습과 생활을 다시 보지 못하고 상상으로만 그리게 될 일이 마음을 저릿하게 만든다. 당연하게 해왔던 17년동안 반복되던 풍경을 다시 마주할 수 없다는게 아프다. 그렇다고 집과 동네가 너무 좋은건 또 아니다. 계속 있고 싶고 이사가기 싫은게 아닌데. 그저 우리의 헤어짐이 눈물 짓게 한다. 돌아올 수 없는 오늘이라 그런가 보다. 여기를 잘 보냈기에, 좋았던 시절들을 여기서 함께했기에, 그 시간들이 행복했기에 새로움을 기대하기 전에 지금 이 곳에 감사하고 추억하고 싶은거다. 중학교 때 이사 온 뒤로 학창시절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불러들이고, 친구들 만나러 가거나 내가 가고픈 곳으로 어디든 걸어서 다녔다. 시장도 가까워, 학교도 가까워, 20분이면 이 동네 어디든 걸어갈 수 있는 접근성이 좋았다. 이사 가는 곳에서는 차가 없으면 나오기 힘들 것이다. 어떤 일이든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주던 우리의 두 번째 집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빠와의 대화 일부

“아빠는 이 집에서 어떤 날이 제일 좋았어?”

“...”

“이 집을 잘 보내줘야 다음 집에서도 잘 갈 수 있잖아~”

“여기가 가깝다이가, 걸어서 약속 가기도 좋고”

“맞다 맞다! 그럼 여기서 살면서 제일 좋았던 날은 뭐야?”

“...”

“응?”

“뭐 너희가 건강하게 우리 가족이 건강하게 잘 지냈던게 좋았지 이 집에서”

“맞네~ 아빠 말이 맞네”


건강하게 우리를 지켜주고

시원히게 우리를 식혀주고

재미나게 우리를 살게하던

수남리 유일한 우리의 집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마워

덕분이었어


엄마 ver

“엄마 이 집이 약간의 하자가 있어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 집 좋지 않았어?”

“좋았지! 해 잘 들어와, 여름에 창문 열면 시원해. 근데 저 집은 이 집 보다 더 시원하겠드라 진아”

“엄마 이 집이 듣겠다!”

“아이고 참”

“여기서 열심히, 즐거이 살아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새 집에서 또 새롭게 즐겁게 살아봐요”

“그러자“


번외

“엄마, 아빠 이제 마지막 밤인데 이 집에서도 감사해요”

아빠 ”...“

엄마 ”그래 니도”

“이 집에서 좋은 일들이 있을 수 있었던 건 아빠, 엄마 덕분이에요. 너무 감사해요.”

아빠 ”...“

엄마 ”너도 건강하게 여기서 잘 살아줘서 고마워“

“아빠는 어때?”

아빠 “...”

”아빠 주무세요“

엄마 “자기야 자나?”

아빠 “뭐어”

엄마 “자기도 좋았제?”

아빠 ”그렇지 뭐“

”아빠는 엄마 말에만 답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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