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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샘 May 20. 2024

월요일을 맞이하는 자세

하루종일 하나에 매달려있었지만 다 완성하지 못했다. 지나버린 금요일, 토요일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월요일을 맞을 준비태세를 갖췄다. 그 때 번쩍, '태풍으로 월요일 원격, 재택을 실시할 수 있고 결정은 월요일 아침에 기상상황을 보며 합니다' 라는 카톡에 월요일을 준비하던 손끝에 힘을 풀었다. '어? 태풍? 재택하면 월요일에 완성할 수 있겠는데?' 혼자만의 우려와 기대 속에 일요일이 지나갔다.


 월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손은 휴대폰을 향했다. 창문 확인보다 카톡 확인이 더 중요한 듯 했다. '정상출근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한줄의 글을 읽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저번 태풍의 결과로 그럴 줄 알았다는 마음과 약간의 아쉬움으로 나는 이제 시작된 월요일을 맞이했다.


 일요일을 아쉬워하고 월요일을 두려워할 때마다 나는 월요일을 맞이하는 우리 아빠를 떠올린다. 엄마의 마중과 함께 우리집 현관문을 여는 그의 월요일은 나와 다르다. 힘이 들어간 문고리 위의 손, 쳐진 곳이라곤 없는 입과 눈, 언제나 같은 간격과 시간으로 움직이는 다리와 발이 그러하다. 덧붙이자면 '월요일, 출근하기 싫다' 라는 말이 둥둥 떠다니지않는 머릿 속. 오히려 출근하지않는 그의 어깨가 축 쳐져있다.


 자영업자이신 우리 아빠는 일요일은 쉬는 날이지만 그 외는 일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30여년간 같은 일을 반복한 그의 월요일은 일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는 날이다. 아빠는 일이 없는 날보다 있는 날 월요일이 더 기쁘고 가벼운 마음인 듯 하다.


 하루는 엄마와 아빠의 월요일에 대해 이야기나눈 적 있다. "아빠는 월요일에도 좋은가봐 일하는게" "아빠는 집에 있는 것보다 나가는 걸 더 좋아한다" "다들 월요일 싫어하잖아, 오죽하면 월요병이 있겠나?" "월~요~병~? 너희 아빠는 다르다"


 나와 다른 월요일을 맞이하는 그가 나의 아빠라는 사실은 나에게 많은 것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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