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오지랖이 넓다. 작년에는 이 오지랖 덕분에 말도 안 되는 일도 많이 겪었다. 가만히 있었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걸 엉덩이 가볍게 일어나 나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쪼르르 갔다. 그때는 그저 나의 마음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여기 이름이 있다는 걸 알았다. 한순간의 다정할지도 몰랐던 건 이렇게 변모하기도 한다. 씁쓸했지만 내가 오지랖이 넓고 많구나~ 알 수 있었다.
그럼 경험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전의 경험이 별로면 보고 배워서 안 해야 하는데 나는 한다. 그대로 평수도 유지하고 또 다른 곳에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이게 이게,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는 거다. 진담인 듯 농담이고, 나는 왜 아직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까 물었다.
사람을 좋아한다. 그 아래에는 사람이 있었다. 범인류적인 사랑이다. 아, 싫어하는 분들은 또 있지만. 누군가를 생각하면 내가 일어날 수 있고, 돌아갈 수 있고, 움직일 수 있고, 한 마디 할 수 있는 거다. 물론 내 능력을 뛰어넘게는 못하지만. 이 모든 게 사람을 위해서다. 그래서 난 포기할 수가 없다. 이 오지랖을 말이다.
생떼 부리듯 ‘사람 때문에 내가 그런 거잖아’가 아니다. 내가 그런 거다. 좋아하는 건 크게 능동적으로 표현하는 내가 자발적이고 좋아서 그게 좋아서 부린다. 아직은 오지랖 떨고 부리는 나까지도 좋고, 내가 그리 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시나마 들어갔다 오는 게 좋아서. 오늘처럼 스승의 날이 되면, 무슨 날이 되면, 그 사람들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안달 나서 못살겠다. 작게나마 내 마음을 보여주고 무언가를 전해주고파서. 뽀짝뽀짝 말랑카우, 그걸 선택한 이유는 문구가 써져 있어서 그 문구와 달달함을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쩍 솟았다! 돈이 많지 않기에 크게는 못하고 소소하게. 하지만 그 문구만으로는 부족해! 이에 스승들께 축하와 응원을 전하고파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나뿐이던 오늘 수업에 선생님들이 오시면 말랑카우를 뽑고! 문구를 읽으면! 내가 전하는 메시지를 그 문구에 맞는 걸로 드리는 거다! 설레어하시는 선생님들께 “어우 큰 기대를 하시면 안 됩니다” 깔아 두고 그들을 축하했다. 미소 짓고, 떨떠름 해 하고, 고마워하고, 이런 걸 언제! 싶어 하고 그런 당신들께 이를 준비하고 전하는 내 마음이, 내 오지랖이 넓고 커서 너무너무 행복하고 기뻤다. 나만 좋게 남을 불편히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오늘은 나도, 그들도 평안했다! 그럼 오늘은 된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