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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찬란하다.

이 세상 모든 고귀한 생명체에게 보내는 메시지

by 김정은 변호사

삶은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고귀하고, 소중하다. 모든 생명체의 삶은 모두 그러하다. 오늘 내가 눈을 떠서 일상생활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별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사실은 소중하고 위대한 일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호흡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도 가볍게 여길 만큼 별일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내 일상의 소중함은 알아차리기 어렵고 그저 따분하게만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그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는 순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이상을 얻고자 노력하며 살아간다. 따뜻한 기모 바지, 목도리, 장갑은 당연한 내 소품들이고 여기에 더해 털신까지 신었으면 하는 욕심을 낸다. 그래서 어떤 털신을 살까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고, 각종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해 보며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사실 물건 소유와 관련한 욕망은 그 물건을 갖게 되는 순간 별 것도 아니게 된다. 물건을 소유했다고 해서 그 물건이 나에게 큰 감동을 주는 것도 아니고, 혜안을 주거나 경험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소유하고자 하고, 이를 위해 노동을 하며, 소중한 시간을 쓴다.


그런데 그런 물건에 대한 소유욕은 가족의 상실감을 조금도 채워주지는 못한다. 균형이 깨진 내 일상의 공허함을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고 소지하게 된다 하더라도 감정의 허기가 채워지지가 않는다. 그럴 때면 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별것도 아니고, 가끔은 귀찮게 느껴지기도 했던 나의 일상 루틴들이 사실은 내가 온전한 생명체로 살아가도록 하는 필수요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상하게도 결핍이 생겼을 때야 비로소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미 결핍된 요소를 되찾을 수 있다면 그러기 위한 노력을 하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수용하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당연하게 누리던 일상의 행복을 더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모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대비하며 삶을 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그럴 수 없다.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삶을 살고 싶지만, 무엇이든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아쉬워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내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수용하고, 다시는 똑같은 이유로 후회, 절망을 하지 않도록 나의 현재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즐겁게 지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


그러니 이미 벌어진 과거에 매여 지금의 일상을 또다시 가볍게 여기지 말고, 나에게 지금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살아가자. 그게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당신의 찬란한 삶을 응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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