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
멀끔한 모습으로 한쪽에는 핸드백을 끼고 다른 한쪽에는 휴대폰을 쥐며, 양쪽 귀에는 이어폰을 착 끼고 출근하기까지 사전에 많은 잡무들을 처리해야 한다. 정돈된 모습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늘어난 티셔츠에 머리는 산발이 된 상태에서 멍 때리고 있는 모습을 전혀 상상할 수 없다. 밖에서나 집에서나 세련된 도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 마냥 도도하게 출근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그런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직장인의 출근길은 하루 삶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고, 회사에 나가 일을 하러 가기 전까지 집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잡무를 처리해야 한다. 물론 집안일을 대신해 주는 가족, 이모님이 따로 계신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으나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출근 전까지 소위 말해서 전쟁을 치른다.
어젯밤에 각종 밀키트를 데워 먹은 흔적이 부엌에는 쌓여 있고, 벗어놓은 빨랫감도 방 한편에 쌓여 있으며, 외투는 바닥에 뒹굴고 있다. 집에 보살펴야 하는 어린이나 애완동물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잡무는 몇 배가 더 늘어난다. 그렇게 우아하게 출근하기 전까지 허둥지둥 집안일을 해치워야 한다.
가끔은 그런 사소한 집안일이 귀찮고, 하기 싫을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집안일은 내가 그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없을 수 없는 일이다. 반복되고 큰 가치 없게 느껴지지만 어쨌거나 내 목숨이 살아 있는 한 계속해서 해야 하는 일들이다.
어느 순간 집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일들이 재밌을 때도 있다. 회사 일은 내 의지대로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집 청소만큼은 내가 하는 만큼 깨끗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은 청소할 때 내 머릿속, 내 마음속도 개운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집안일을 해놔야 내일의 내가 산뜻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을 알기에 피곤하지만 조금씩이라도 하려고 노력한다.
직장에서 상사가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너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든 우리는 산뜻한 마음으로 출근을 하기 위해 집안에서부터 고군분투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매일의 성실함이 언젠가는 빛을 내지 않겠는가. 오늘도 당신의 삶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