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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 Aug 14. 2024

질문의 유익함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다. A가 콜센터에 메일로 회신한 내용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8월 말에는 가능하다’라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확인을 위해 A를 불렀다.   

  

 “콜센터에 메일 보내면서 8월 말에 가능하다고 했던데, 확인한 거예요?”

 “.....음…. 며칠 전에 유관부서 담당자와 메일로 주고받은 내용이 있어서요.”

 “콜센터에서 문의는 오늘 온 건데, 며칠 전 메일 내용을 근거로 회신했다고요?”

 “아…. 그게…. 그 메일에 가능하다고 되어 있어서요”

 “최신성이 없잖아요. 다시 확인해 보세요. 콜센터에서 고객에게 가능하다고 말하면, 당사는 해줄 수 없는 것을 무조건 해줘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본인 자리로 돌아가는 사원의 표정을 보니 내 말을 수긍하지 못한 듯했다. ‘며칠 전 메일을 근거로 답변했는데, 굳이 오늘 또 확인할 필요가 있나?’라는 표정이었다. 팀장이 되면 사원들의 그런 표정들이 참 잘 읽히는데, 때로는 안 읽혔으면 좋겠다.  


 A는 콜센터에 보냈던 메일을 회수했다. 왜 회수했냐고 메신저로 물어보니 A가 드릴 말씀이 있단다. 그리고 아까와는 사뭇 다르게 공손한 표정으로 내 책상 옆 의자에 앉았다.

 “팀장님, 죄송한데요. 유관부서에 다시 확인해 보니 가능하지 않다고 합니다.”

 “뭐라고요? 며칠 전에 메일에 주고받은 내용에는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다면서요?”

 “아. 그게…. 엑셀에 자료가 너무 많아서 제가 혼동을 했습니다.”   

  

고객에게 틀린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두 번 확인하지 않는 A의 업무태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느낀 게 뭐예요?”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아서인지 A는 짐짓 당황해 보였다.

 “아. 죄송합니다.”

“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무엇을 배웠냐고 묻는 거예요.”

 “아…. 네. 질문을 이해했습니다. 안다고 착각하지 말고, 고객에게 전달되는 사항은 담당자에게 재차 확인하자.”

 “네, 맞아요. 입사한 지 3년 되었죠? 다른 업무 할 때도 꼭 적용해 주세요. 콜센터를 통해 고객에게 안내되는 사항은 이중 체크가 특히 필요합니다.”


 팀장이 되고 타 회사 임원분에게 리더십 코칭을 받으면서 나 역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왜 자꾸 질문을 하시지?’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질문의 답을 구하면서 스스로 문제해결 방법을 찾게 되었다. 코칭의 경험을 살려 나 역시 직원들에게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이다. 어색해하는 직원도 있었지만, 나에게 코칭을 받은 직원들 대부분은 이제 질문의 유익함을 잘 알고 있다.

 누구나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질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는 그렇게 행동하려고 하는 사람의 심리를 활용하여 더블 체크 등을 업무에 적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넛지(nudge)를 거는 것이다.  



Key message     

1. 나에게 질문을 자주 해주는 사람을 가까이하라. 나의 우군들이다.

2. 질문에 대답하면서 문제의 해결점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3. 직원에게 조언을 하고 싶다면 질문의 형태로 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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