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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Jun 12. 2024

33. 하이 코스트/크바르켄 군도(핀란드, 스웨덴)

33. 하이 코스트/크바르켄 군도 (핀란드스웨덴)  매년 솟아오르는 땅    

 

- 혹시 매년 8밀리미터씩 솟아오르는 땅에 대해 들어봤니? 

-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 투발루는 제일 높은 곳이 해발 4.5미터이고 평균적으로 해발 2미터 정도 될 거야. 해수면보다 고작 1미터가 높은 땅에서 사람들이 사는 셈인데 매년 0.5센티미터씩 잠기고 있어. 

- 그러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요? 

- 지금 9개의 섬 중에 2개가 물에 잠겼어. 사람들은 깡통에 흙을 담아 나무에 매달아 농사를 짓고 있고.

- 세상은 참 불공평해요. 어느 나라는 물에 잠길까 걱정인데 어느 나라는 땅이 솟아오르고 있으니.

- 그래서 기후협약을 맺고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을 맺고 하는 게 아니겠니? 발트해 북쪽에 보트니아만이라고 있어. 막대풍선을 오므렸을 때 안쪽, 폭이 좁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쉬워. 스웨덴 쪽이 하이코스트, 핀란드 쪽이 크바르켄군도. 


- 땅이 솟아오르다니 이해하기 힘들어요.

- 옛날에 하이코스트 지역은 3킬로미터 정도, 어마어마한 두께의 얼음이 뒤덮고 있었어. 그러면 땅이 어떻게 되었을까. 1킬로미터 정도가 밑에 쑥 가라앉아 있었겠지. 그러다가 약 2만 년 전부터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눌려있던 땅이 꿈틀대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어. 

- 얼마나 높이 올라왔어요?

- 얼음이 녹고 해안선이 만들어진 후, 지각이 해수면 위로 약 286미터 솟아올랐다고 해. 하이코스트에 스쿨레스코겐 국립공원도 있고 스쿨레산도 있거든. 

-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온대요?

- 100미터 정도가 더 융기한다고 해.


- 크바르켄 군도도 하이코스트와 다를 바 없지요?

- 그렇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바다에서 솟아오르고 있지. 빙하에 억눌려 있던 지각이 꿈틀대며 새싹처럼 일어서고 있지. 그래서 없던 섬이 생기기도 하고, 서로 합치기도 하고 땅이 늘어나는 거지. 호수가 생기기도 하는데 수심은 25미터 정도. 이탄 늪지대나 습지가 되는 곳도 있어.

- 1년에 얼마나 솟아올라요? 크바르켄은 땅이 평평한 모양이라 매년 1센티미터씩 솟아올라. 대략 축구장 150개 정도의 땅이 증가하지.

- 땅이 생기니 좋겠어요. 혹시 땅 투기하는 사람은 없나요?

- 흐흐. 그것까지는 모르겠구나. 크바르켄 군도는 5,600개 정도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이하게 빙퇴석이 굴곡진 빨래판처럼 생겼어.


- 빙퇴석이요?

- ‘드 기어 빙퇴석’이라고 부르는데, 아주 오래전, 1만 년~2만 4천 년 전,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졌어. 자, 들어 봐! 얼음이 굴러간다. 얼음이 구르면서 옆이나 바닥의 땅을 깎는다. 그 안에 흙이나 자갈이 섞여 같이 구른다. 어느 곳에서 정지하고 마침내 얼음이 녹는다. 돌이나 흙은 한 곳에 쌓인다. 퇴적층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빙퇴석이 되는 거지.

- 크바르켄 군도는 폭이 가장 좁은 곳이지요?

- 응. 핀란드의 바사와 스웨덴의 우메오 사이에 있는데, 핀란드에서는 가장 큰 섬에 들어가는 레플로트와 뵈르케 섬, 그 밖에 많은 섬이 거기 포함되어 있어.

- 에펠탑을 만드는 데 참여한 분이 만든 등대도 있다고 들었어요.

- 파리 에펠탑을 만든 구스타브 에펠의 스텝이었던 헨리 르포트가 설계한 등대로, 크바르켄 발라사레트 섬에 있어. 에펠탑이 지어지기 4년 전에 만들어졌으니, 원조에 가까울지 모르지. 구조적으로 아주 비슷해. 빨간 철탑이 등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양새야.


- 동물이나 식물이 사는 모습은 어떤가요?

- 냉대기후, 넓은 침엽수림이 펼쳐진 타이가 지대이지만 고산식물, 북부 수림대, 습지식물이 희귀하게 혼합되어 있어. 해안의 섬 곳곳에 작은 바닷새가 살고 있고, 곤충도 다른 곳보다 많아. 계절에 따라 얼음이 덮이면 얕고 깊은 만이 생기는데, 얼음이 없는 곳에 해양생물, 염수어종, 담수어종이 서로 섞이고. 

- 추운 지역인데 어떤 동물이 살아요?

- 하이 코스트에는 몸집이 큰 포유동물 말코손바닥사슴, 스칸디나비아반도에 많이 사는 곰, 스라소니가 살아. 

- 참, 여기는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이 아닌데 무엇을 하며 살아요?

- 농사를 짓거나, 어업, 관광업으로 살아가는데, 옛날에는 바닷가에 살며 낚시하거나 바다표범을 잡으며 살았을 거야. 지난 7000년 동안 농사를 짓거나 해안에 살았던 정착지가 남아 있어. 좁고 긴 해안가 주변의 가파른 곳에는 육지가 솟아오름에 따라 이동한 삶의 흔적이 남겨져 있고. 해발높이에 따라 시대가 달라졌거든. 

- 해발 높이가 역사 연대군요.

- 그렇지. 해발 150미터 지점에는 기원전 5000년 무렵 석기시대 유적이, 30미터와 15미터 지점에서는 청동기와 철기시대 유적이 남아 있어. 거기에는 달라진 환경조건에 적응하며 살아낸 조상들의 삶의 흔적, 문화가 새겨져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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